이명박 정부가 제주4ㆍ3위원회의 폐지를 공론화하는 등 각종 과거사 관련 위원회의 폐지ㆍ약화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과거사 청산작업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민간포럼 '진실과 정의'가 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창립식을 열고 본격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창립식에는 120여명의 진보 성향 학자, 시민운동가 등이 참석했으며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이석태 전 민변 회장, 김효순 한겨레 대기자를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포럼은 시민사회가 주도해 '과거사 청산'이라는 주제를 공론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포럼의 출범은 보수정권의 출범과 맞물려 "대중들은 과거사 문제를 피해자들만의 잔치라고 생각한다"고 보는 진보진영의 패배주의와 무기력증을 떨치겠다는 의미도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만화 '26년', 영화 '화려한 휴가' 등의 대중적 인기에서 알 수 있듯 과거사 청산 문제는 여전히 대중적으로 폭발력을 가진 의제라는 것이 이들의 진단이다. 포럼은 이 달부터 매월 정기 포럼을 열어 이 문제의 대중화와 공론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날 창립포럼에서 '이명박 시대와 과거 청산'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대중들은 처음부터 과거사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아예 몰랐던 것일지도 모른다"며 "대중들의 정서와 감각을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잃지 않고, 과거사 진실 규명을 통해 밝혀낸 역사적 사실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교육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 소설가 서해성씨 등 다른 발제자들도 과거사 청산작업의 한계와 의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서중석 교수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역풍이 불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거사위원회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과거사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라이트와 친일교과서, 보수언론과 과거청산, 사법부와 과거청산 등이 이어질 포럼의 주제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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