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3사는 국내 고급 수입차 시장을 70% 넘게 점유하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 소비자 이익을 침해했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합니다. 엠비W 116억1,800만원, 한국도요새 83억5,000만원, 메르시당케-벤치 145억3,900만원."
BMW코리아, 한국도요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국내 3대 수입차 판매사가 서울대 법대생들의 '심판'을 받았다. 서울대 법학부 학생의 학술모임인 경제법학회는 9일 오후 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모의 공정거래위원회'를 열어 3개 업체가 미국ㆍ일본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차를 팔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고 과징금을 매겼다. 모의 공정위는 업체 이름을 엠비W, 한국도요새 등으로 바꿨으나, 인용된 위반 내용과 통계는 실제 사례였다.
홍대식 서강대 교수를 공정위원장으로 위촉하고, 각각 심사관과 변호인 역할을 나눠 맡은 학생들은 3개 업체의 영업관련 통계를 공정거래법 조항에 비춰보며 조목조목 위법성 여부를 따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국ㆍ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차 값. 법대생들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BMW 740i의 국내 판매가격은 1억3,880만원으로, 미국(6,904만원)ㆍ일본(7,269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벤츠 S500은 미국, 일본보다 1억원 더 비싼 2억600만원, 미국에서 5,700만원대인 도요타의 렉서스 LS460은 1억3,000만원에 팔리고 있다.
학생들은 "이들 3개 업체는 일반 수입차 시장과 별개라고 볼 수 있는 '수입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독식하며, 소비자 이익을 해치며 독점 이윤을 취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또 BMW와 벤츠, 도요타 등 외국 본사가 별도 거래선을 통해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SK네트워크 등에 부품 공급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판정을 내렸다.
학생 공정위원들은 두 가지 위법 행위에 대해 각각 매출액 대비 1.3%, 1.8%의 부과율을 적용해 업체마다 83억~14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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