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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국인 스모 선수 아웃"

입력
2008.09.1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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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인 프로 스모(相撲) 선수들이 최근 대마초 흡입으로 잇따라 퇴출되자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외국인은 아예 스모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국수주의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스모협회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최근 대마초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러시아인 스모 선수 로호(露鵬ㆍ28)와 하쿠로잔(白露山ㆍ26) 형제에 대해 퇴출 처분을 내렸다. 앞서 지난달 대마초 소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러시아인 선수 와카노호(20) 역시 해고 처분을 받았다. 스모 선수가 대마초 흡입으로 퇴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讀賣)신문은 9일자 1개 면을 할애해 '불상사 계속되는 프로 스모'라는 제목으로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전문가 3인의 의견을 기자가 듣고 정리하는 형식으로 소개했다.

이중 현재 자민당 외교부회장을 맡고 있는 마쓰나미 겐시로(松浪健四郞) 센슈(專修)대 교수는 사실상 일본 스모의 대중적인 인기를 떠받치고 있는 외국인 선수의 일본인 정신 교육과 향후 외국인 선수 입문 금지를 주장했다.

마쓰나미 교수는 "(일본 스모계의) 외국인 선수 비중이 10% 가까이 되는 것은 이상 상태"라고 전제한 뒤 "이번 문제가 일본인의 정신을 갖지 않은 사람이 (일본 전통문화인 스모를) 계승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며 "앞으로 외국인의 입문을 인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선수를 일본인화하는 교육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현재 있는 외국인 선수에게 스모교습소 등 협회 내의 연수 체제를 잘 정비해서 일본인의 정신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300년 역사의 전통 스포츠로 일본인의 사랑을 받아온 스모계에서는 2003년 이후 최고 등급인 요코즈나(橫綱)에서 일본인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선수도 요코즈나인 몽골 선수 아사쇼류(朝靑龍)와 하쿠호(白鵬), 최근 유럽인으로는 처음 최상위 리그전에서 우승한 불가리아인 고토슈(琴歐州) 등 외국인들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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