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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나눔을 낳는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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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나눔을 낳는 장학금

입력
2008.09.1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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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관악ㆍ동작구에서 과외 봉사를 하는 '서울대생 멘토링' 사업에 참가하면서 내가 가진 지식이 훌륭한 봉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장학금을 받는 입장에서 어려운 동생들의 멘토가 돼줄 수 있으니 한결 마음 편하고 의미가 깊죠."(정창배 소비자아동학부 3학년)

장학금을 받은 서울대생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중ㆍ고등학생들의 공부와 생활을 돌봐주는 공생(共生)의 장학 사업이 펼쳐진다. 미래국제재단(이사장 김선동)과 서울대가 공동 진행하는 '새싹 멘토링' 사업이 그것.

지난달 28일 미래국재재단이 향후 5년 간 매년 7억 원의 장학 기금을 서울대에 지원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던 양 기관은 9일 오후 서울대 연구공원 1층 강당에서 여름방학 중 선발된 장학생 71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싹 멘토링 봉사단'(단장 장재성 서울대 학생처장) 발대식을 열었다.

대학생 멘토들은 이달부터 1년 간 다섯 학생을 맡아 주말 공부를 돌보게 된다. 이들은 자신이 봉사하고 싶은 학교에서 교사 추천을 받아 후견 대상을 정했다.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 계층 가정, 장애인 부모 가정, 한부모 가정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우선 선정됐다.

멘토들은 토ㆍ일요일 학생들을 찾아가 멘토링 활동을 하고, 활동 보고서를 재단에 제출한다. 이들에겐 자신이 희망한 장학금 400~800만 원과 함께 활동 경비가 실비 지원된다.

학업 지원과 봉사를 연결시키는 이 신개념 장학 사업은 전문 경영인 출신인 김선동(66) 이사장의 주도로 기획됐다. 지난해 에쓰오일 회장직에서 물러나 올해 초 미래국제재단을 세운 김 이사장의 재단 운영 모토는 '기부는 경영이다'.

9일 발대식 직전에 기자들과 만난 그는 "심각한 빈곤의 대물림 문제를 막으려면 중ㆍ고등학생에게 사회 기부 효과가 돌아가야 한다"면서 "재작년 서울대생 멘토링 봉사 사업을 보면서 대학생을 기부의 매개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성적이나 경제 상황을 먼저 따지는 다른 장학 기금과 달리 재단 측은 일체의 지원 조건 없이 이사장 면담을 통해서만 장학생을 뽑았다. '의무'가 있는 장학금이라 처음 계획한 20명 모집에도 못미칠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지원자가 80명이나 몰렸다고.

김 이사장은 "학생들과 면담하기 전까진 신세대들의 봉사 의식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며 "면담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이 많았지만 원하는 장학금을 400만, 600만, 800만 원 중 직접 고르라 하니 30% 이상이 가장 낮은 액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조만간 서울대에서 30명, 서울시립대에서 50명의 장학생을 추가 선발하는 등 '새싹 멘토링' 사업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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