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싶었다. 볼카운트 2-1에서 LG 선발 봉중근(28)이 승부구로 선택한 공은 시속 145㎞짜리 직구. 바깥쪽을 겨냥했지만 공은 가운데로 살짝 몰렸고, 한화 8번 타자 이여상은 기다렸다는 듯 가볍게 밀어 쳤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우전안타. 21세기 첫 노히트노런을 노리던 봉중근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봉중근이 노히트노런은 놓쳤지만 생애 첫 10승 투수가 됐다. 봉중근은 9일 잠실 한화전에서 7과3분의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LG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봉중근은 과감한 몸쪽 승부로 삼진을 8개나 솎아냈다. 탈삼진 124개를 기록한 봉중근은 한화 류현진(121개)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봉중근은 시종일관 몸쪽 강속구와 너클커브로 한화 타선을 '물'에 젖게 만들었다. 2회초 2사에서 신경현을 시작으로 4회초 선두타자 송광민까지 5타자 연속 삼진 퍼레이드를 펼친 건 이날의 백미. 봉중근은 7회까지 25타자를 상대로 4사구 4개를 허용했을 뿐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LG는 0-0이던 7회말 무사 1루서 터진 이병규의 3루타로 결승점을 뽑았고, 박경수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달아났다. 후반기 들어 2승13패의 부진에 빠진 5위 한화는 이날도 1안타 영봉패를 당했다. 3연패의 한화는 4위 삼성과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경기 후 봉중근은 "노히트노런이 깨졌는데 조금 아쉽다. 볼카운트 2-1에서 승부를 너무 빨리 걸었던 것 같다"면서 "프로 2년차인데 지난해 성적이 나빠서 미안했다. 올해는 성적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2위 두산을 2-0으로 이겼다. 삼성 박석민은 4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냈고, 용병 존 에니스는 선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로 한국무대 첫 승을 신고했다.
광주에서는 선두 SK가 6위 KIA를 8-0으로 대파하고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넘버를 '12로' 줄였다. SK 선발 김광현은 8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4승(4패)으로 다승 단독 1위가 됐다. KIA는 최근 5연패.
부산에서는 3위 롯데가 7위 히어로즈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5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3-3이던 9회말 1사에서 이승화의 2루타에 이은 조성환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상준 기자 부산=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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