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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中 증시…그러나 날개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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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中 증시…그러나 날개는 있다

입력
2008.09.10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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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소리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6,000(상하이종합지수)이상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연일 최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 3,000, 2,500, 2,200 등 진짜 바닥이라고 여겼던 마지노선은 야금야금 밀려 현재 2,000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백약이 무효인데다 운도 안 따랐다. 먼저 중국 정부의 증시부양책은 도통 먹히지 않는다. 중국 증시의 영원한 딜레마인 비유통주(유통되면 물량부담, 수급악화) 문제해결을 위해 일정기간 이후 주식으로 바꿔주는 '교환사채(EB) 발행방안'이란 묘수가 나왔지만 '물량부담 지연'이란 정부의 의도와 달리 시장은 '단기처방, 언젠가 악재로 작용'이라고 반응했다.

8일 아시아 증시를 한껏 끌어올렸던 미국발 호재(미 정부의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도 광활한 중국 대륙을 비껴갔다. 다른 나라 증시가 다 올랐는데도, 상하이증시 만큼은 비이성적 투매 양상까지 보이며 2,200선(-2.68%)마저 무너졌다.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이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채권을 팔았기 때문. 실망매물이 쏟아진 건 당연하다.

부동산도 심상치 않다. 7월 상하이의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24% 급락해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8월부터는 상하이 지역의 아파트 분양도 크게 위축돼 가격 인하, 할인 행사까지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중국인들은 상하이에서 시작된 집값 덤핑 현상이 베이징으로도 북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대도시 부동산가치의 하락은 소비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증시엔 악재다.

베이징의 경제규모 비중(중국전체의 3%중반)이 작아 '올림픽 밸리'(올림픽 이후 경기하강)가 없을 것이란 장담은 받아들이더라도 중국 증시의 자체 엔진이 식어가고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6%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도 시장은 꿈쩍하지 않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더구나 ▦경기 수축 ▦기업실적 둔화 ▦매수세 실종 ▦글로벌 증시 하락 등은 중국 증시만 짓누르는 부담이 아니다.

중국 경제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순 없겠지만 누구보다 기가 찬 건 중국펀드 투자자들이다. 한국펀드평가(연초 이후 8일 기준)에 따르면 해외펀드 중 중국펀드의 평균 수익률(-35%)이 최악이다. 다음은 중국와 인도를 섞은 친디아펀드(-34.62%)가 기록했다.

개별 펀드로 들어가면 더욱 심란하다.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주식형은 연초 이후 거의 반토막(-48.94%)이 났다. 중국펀드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미차솔'(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역시 –40%대를 넘어섰다. 이정도면 '갈아타기'나 '비중축소' 등의 투자원칙이 한가하게 들릴 정도라 넋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국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밝다. 중국펀드 투자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유일한 위안거리다. 증시의 추가하락은 제한적인 만큼 반등을 기대하라는 얘기다.

핵심은 중국 경제의 특이성에 있다. 자본시장이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라 볼 수 없는 중국은 정치적으로 최우선 정책목표인 경제발전을 절대 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통제체제와 달리 경제정책만은 유연하고 민첩하게 집행하고 있다.

특히 소비가 중국 경제를 전진케 하는 새로운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찬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경제는 투자와 수출이라는 양대 엔진이 과열상태에서 정상속도로 출력을 낮추는 중이지만 소비 엔진은 점차 출력을 높여가고 있어 어느 때보다 균형발전이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방한중인 판 강(樊綱)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에 해당)도 9일 "2006년 호황을 맞아 증시에 많은 거품이 있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는 어느 정도 조정 국면을 거쳤기 때문에 앞으로 비교적 높고 안정적인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펀드 투자자 입장에선 '와신상담'(조용찬 연구원)할 때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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