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안재환씨의 자살은 놀랍고 안타깝다. 그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사회의 무기력이며, 생명에 대한 책임과 애정의 결핍이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발생한 이 사건은 자살 예방을 위한 국가ㆍ사회적 노력을 돌아보게 한다.
5년 전 국제자살예방협회(IASP)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날을 제정한 것은 지구 상의 가장 큰 인명손상 원인 중 하나인 자살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것이지만, 우리의 경우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보다 적었던 2006년의 통계로 견주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 교통사고 사망자(하루 평균 30~32명)보다 더 많다.
유명인의 자살이 알려질 경우 유사사례가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언론은 자살 보도에 신중해야 하지만, 인터넷이 일상화하고 스스로 동영상을 만드는 UCC 등이 보편화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일가자살, 동반자살 사례도 갈수록 늘어 우리나라는 어느덧 세계적 '자살공화국'이 돼 버렸다.
일본의 경우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만 파악했다는 반성을 토대로, 지난해 처음 정부 차원의 대책백서를 내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핀란드는 1980년대 말부터 자살자들에 대한 사후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해 인구 10만명 당 30명이 넘던 자살률을 10년 만에 20명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오늘 보건복지부 주최로 자살 예방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행사는 행사대로 의미있게 잘 치르되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인 종합대책은 외국 사례를 감안해 충실하게 마련하기 바란다. 자살의 근본적 원인이 빈곤과 질병으로 인한 고통, 고령 등인 점을 고려할 때 사회ㆍ경제적 안전망 강화에 역점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자살의 사회적 요인 제거가 핵심이다. 아울러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과 교육을 강화하고, 상담센터 증설 및 구조ㆍ구호 시스템 정비에도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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