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통령과의 대화'는 지난 6개월에 대한 자성,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강조한 자리였으나 구체적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경제문제에 있어서 국민들과의 온도 차이는 적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으나 국민들의 체감과는 꽤 거리가 있었다.
대화는 담담하고 진솔하게 답변하는 식이었다. 경제난 속의 국민들에게 거창한 구상을 알리는 것보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서적 거리감을 좁히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전 정권에서 사용했던 '국민과의 대화'라는 제목도 '대통령과의 대화_질문있습니다'로 변경한 것도 대통령에게 패널들이 자유로이 물어보고 답변을 듣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비우호적 패널을 설득할 수 있어야 국민 다수의 이해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피해가지 말고 보다 낮은 자세에서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답했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들은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독도문제, 사교육비 부담, 비정규직 문제 등 정권의 아픈 곳에 대해 거침없이 질의했고, 이 대통령도 긴장감 속에 답변을 이어갔다. 특히 촛불시위 참가자가 "미국산 쇠고기가 여전히 사먹기 꺼려진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의 목소리 톤이 조금 더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도 된다고 하기도 그렇지만 시장 가격에 맡겨서 시간이 좀 흘러야 할 것 같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도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불교문제에 대해서는 "오전 국무회의 때 불교편향에 대해 확고히 얘기했으며 많이 시정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보여지지 않았다면 (종교적 편향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면) 나의 불찰이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답변 내용이 기존에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추가적인 설명에 그친 측면이 있는데다, 패널들이 대통령의 답변을 재반박하는 추가 질문 등은 나오지 않아 다소 맥 빠진 분위기였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대통령의 일방적인 설명위주로 흘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대화는 정은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밤10시부터 100분간 진행됐으며 전문가 패널에는 유창선 시사평론가, 엄길청 경제평론가, 이숙이 시사IN 뉴스팀장 등 3명의 전문가 패널과 실향민 남궁산씨, 대학생 성지현(이화여대) 이은혜(경희대)씨, 고봉환 한국토지공사 노조위원장, 박기태 반크 단장 등이 국민패널로 참여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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