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꿔라.' 일본 정부가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대대적인 경제 수술에 나섰다. 현재의 위기 상황만을 도려내려는 외과적 부분수술이 아니다. 경제의 틀을 완전히 바꾸려는 모험적인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유 등 자원 가격 급등에 대한 내구력을 높이고 신흥개발국 수출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중장기 경제성장전략 청사진을 만들었다. 경제 구조를 바꿔 2015년까지 연평균 국민총소득(GNI) 2.4% 증가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향후 수년간은 1%안팎의 저상장 상황도 감수할 작정이다.
경제성장전략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사회를 기반으로 2%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 뒤 세계경제 사정이 급변했다.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산화탄소 감축 등 환경문제가 기업활동은 물론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졌다. 경제산업성은 특단의 새 전략 없이는 연 1% 성장도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전략은 적은 자원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자원생산성'을 높이고 중동, 러시아, 호주 등의 고성장을 최대로 이용하는 글로벌화가 핵심이다.
자원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세금 감면을 통해 기업이 에너지 절약 설비에 집중 투자토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예를 들면 석유화학 기업집단이 열효율이 나쁜 구식 보일러를 공동으로 폐기해 효율이 좋은 최신형 설비를 도입할 경우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태양광 발전 설치를 지원하고 항만 컨테이너 터미널의 24시간 개방 등 물류 효율화를 촉진하는 것도 한정된 자원으로 생산성을 올리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임금은 늘지 않고 소비자 물가는 올라 가계 구매력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대기업 중심으로 임금 상승을 유도하는 것도 성장 전략의 하나에 포함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글로벌화를 위해 자원보유국과 신흥개발국 수출을 늘리는 것 이외에도 일본 기업 해외 현지법인 소득을 국내로 되돌아오게 하고 해외 투자자금 유인도 활성화한다. 해외투자가가 일본에 거점을 둔 펀드를 통해 일본 기업에 투자하기 쉽도록 하는 펀드세제 도입, 일본기업이 리스크가 큰 자원보유국, 신흥개발국에 투자하기 쉽도록 하는 투자협정 체결도 늘려갈 방침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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