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을 타고 있는 조모(52ㆍ서울 중계동)씨는 최근 기름값이 많이 올랐지만 이번에도 대형세단으로 차를 바꿀 생각이다. 사업을 해 유류비는 비용처리하면 되는 만큼, 안정성과 비즈니스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고유가 여파에도 국내 대형 세단 시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점유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전체 내수판매량 중 대형차 판매비중은 2003년 9.2%에서 지난해엔 15.1%로 늘었다. 유가가 한때 배럴 당 150달러를 넘어섰던 올해 7월까지 판매 비중은 16.2%에 달한다.
국내 대형차 시장이 고유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고정 수요층이 두터운 덕분이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잇따라 대형 신차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GM대우 베리타스 동급 최대 크기 자랑
GM대우는 대형 세단 '베리타스'를 지난 주 공개하고, 10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GM 본사와 공동개발한 베리타스는 3월 단종된 '스테이츠맨'의 후속 모델로, '한국형 사양 부족'이라는 단점 대폭 보완했다. 이 차를 조립하는 호주 홀덴(GM 계열사)에 한국 디자이너들이 파견돼 한국인 체형과 구미에 맞게 실내 인테리어를 설계했다. 3.6ℓ(252마력) 엔진을 얹는 베리타스는 길이가 5,195㎜로 동급 대형차 중에는 덩치가 가장 크다. 가격도 4,600만~5,700만원으로 경쟁차종에 비해 낮아 수요층을 넓히는 데 초점을 뒀다.
■ 쌍용차 체어맨W 사양은 그대로 가격은↓
쌍용차는 이달부터 간판 모델인 '체어맨W'의 기존 3.6ℓ와 5.0ℓ 모델에 새로 3.2ℓ 모델을 추가했다. 3.2ℓ의 가격도 최고급 모델의 절반 수준(5,100만~5,490만원)으로 낮췄다. 반면 7단 자동변속기, 무릎 에어백 등 각종 고급 편의 사양은 기존 모델 수준을 유지, 경쟁력을 높였다.
■ 현대차 VI 최첨단 시스템 장착
현대차도 내년 초 고급 대형 세단을 새로 선보인다. 현대차는 이미 제품 프로젝트명(VI)과 외관 일부를 공개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3.8ℓ, 4.6ℓ 엔진을 얹고, 차선 이탈 감지 시스템, 안전띠 조기 잠금보호장치, 차량통합제어시스템 등 최첨단 시스템을 장착한다. 현대차는 VI를 통해 기존 에쿠스가 지켜온 국내 대형차의 '왕좌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엔 5.0ℓ 엔진을 얹은 1억원대의 최고급 대형 세단도 내놓을 예정이다.
■ 수입차 BMW, 벤츠 S클래스에 도전
수입차도 대형차 시장은 놓칠 수 없는 황금 시장이다. BMW는 올해 말 7시리즈 새 모델을 내놓으며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아성에 도전한다. 아우디도 A8시리즈 라인업을 강화한다. 렉서스도 최상급인 LS 모델을 강화하고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와 대형차 시장에서 4각 구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릭 라벨 GM대우 부사장은 "한국 대형차 시장은 고유가에도 수요가 꾸준하다"며 "베리타스 판매 목표 대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현대차 제네시스와 쌍용차 체어맨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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