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사진) 금융위원장은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HSBC의 외환은행 인수건에 대해 사실상 '승인'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추진중인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인수 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전 위원장은 또 주식시장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증권 유관기관의 수수료를 연말까지 완전 면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사 한 달째를 맞고 있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건에 대해서는 사실상 승인할 뜻임을 시사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달 11일 승인심사를 개시했고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며 "구체적 시기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별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론스타와의 계약이 유지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는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수합병(M&A)은 조건이 안 맞으면 중단됐다가 여건이 성숙하면 다시 추진될 수도 있다"며 "산업은행의 글로벌 투자은행을 향한 노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현재 금융시장 여건과 아직 민영화 단계를 밟고 있는 산업은행 상황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이 산업은행에 대해 전과 달리 강한 어조로 제동을 건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 고위인사들이 산은의 리먼 인수 추진과 관련해 최근 민유성 행장의 행보에 대해 다소 불편한 심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 위원장의 신중론 발언은 민 행장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를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전략적 발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전 위원장은 원래 리만브라더스 인수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한다는 해외보도가 마치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변화를 줌으로써 국제거래에서 산은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 위원장은"주식투자자들의 거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증권거래소와 증권예탁결제원 등이 증권사로부터 받고 있는 수수료를 이달 22일부터 연말까지 전면 면제하겠다"며 "이는 1,000억원 이상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고객들로부터 받는 증권거래 수수료도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 위원장은 외화 수급 개선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등 정부 소유의 구조조정 기업 매각이나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의 소수지분 매각 과정에서 외국자본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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