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덤보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아기 코끼리이기 때문이다. 어미 코끼리는 하늘을 날지 못한다."
'작지만 강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소형가치주로 일컬어지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앞 다퉈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대기업은 오로지 기업 성장만이 주가를 올리는 요소이지만 '작지만 강한 기업'들은 기업의 성장과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시장의 재평가 등의 요인 중 어느 한 가지만 충족되면 주가가 무섭게 뛴다.
'작지만 강한 기업'의 공통점을 보면 탄탄한 기술력으로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고, 틈새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한물간 업종이라도 훌륭한 경영진을 갖췄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기업 중에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정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석고보드의 진화
프랑스계 다국적 기업인 한국라파즈석고보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동부와 벽산의 석고보드 사업부를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현재 KCC와 국내 석고보드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라파즈는 지난 10년간 매년 5,6개의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품질력을 인정 받고 있다. 라파즈는 특히 국내시장에 없던 친환경적인 제품을 내놓아 석고보드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친환경 제품인 배연탈황석고(FGD)를 원료로 한 천장재 제품 '집텍스'를 내놓으면서 석고보드에 환경과 건강이라는 새로운 컨셉트로 1년만에 1,000만매 판매 돌풍을 일으켰다. 또 지난해에는 새집증후군을 유발하지 않도록 기존 집텍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은나노 집텍스를 출시, 학교 학원 병원 공공기관의 대표적 내장재로 자리잡았다.
라파즈는 올해 프랑스 본사에서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충남 당진공장의 생산시설을 증설, 생산규모를 2배로 늘렸다. 올리비에 길뤼 한국라파즈석고보드 사장은 "지난 10년간 라파즈는 영업, 제품,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차별화에 성공해 한국시장에 완전히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 대한 신뢰와 제품 효율성 향상을 우선과제로 삼고 시스템과 솔루션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ㆍ의료 가스업계의 강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정에서 칩 크리닝과 LG화학 공장의 열처리 등에 사용되는 산소, 질소, 아르곤 등 산업용 가스를 도맡아 공급하고 있는 가스전문 업체인 린데코리아도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세계 가스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인 독일계 린데그룹의 자회사인 린데코리아는 1989년 ㈜대한비오씨가스라는 사명으로 국내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 대표적인 산업용 가스전문기업으로 자리잡았다.
2년전 린데그룹이 영국의 BOC그룹을 인수해 올해 7월 1일부로 린데코리아로 새롭게 출범했다. 린데그룹만의 전문성에 기반해 화학, 석유화학, 철강에서부터 반도체, 식품, 의료분야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산업가스 공급과 효율적인 생산비용 절감, 맞춤식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포스코, 동국스틸, LG화학, KCC 등이 주고객이다. 지난해 매출 1,410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린데코리아는 지난달 초 경기도와 1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경기 용인시 기흥에 생산부지를 확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한국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기술력으로 펌프업계 평정
국내 고급펌프 시장 점유율 1위인 덴마크계의 한국그런포스펌프는 최근 10년간 지어진 국내 30층 이상 빌딩의 90%에 펌프를 공급했다. 청계천 분수와 수원월드컵경기장, 시청 앞 분수대 등 주요 공공시설에도 이 회사 펌프가 설치돼 있다. 외환위기 이후 매년 매출 10% 이상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포스펌프는 에너지 효율에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에너지 절감제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89년 국내에 진출해 공장이나 건물의 펌프 시스템과 전력, 압력, 유량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에너지 진단'으로 국내 고가 펌프시장을 장악했다. 에너지 진단 보고서엔 현재 사용되는 펌프의 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된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각종 정부단체ㆍ기업을 대상으로 270회 이상의 에너지 진단을 실시했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에너지 진단 프로그램은 2006년 덴마크 그런포스 그룹 본부에 역수출됐고, 현재 29개국 자회사에서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사장은 "펌프의 총 운영비용 중 초기 구매비용은 5%, 유지 보수비용은 10%지만, 나머지 85%는 전력비용"이라며 "펌프선택에 있어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초기 구매비가 아니라 전력비용"이라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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