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도연(56) 서울대 교수가 8일 사립대인 울산대 신임 총장에 선임돼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대가 비영리기관이어서 퇴직 공직자들의 취업 제한 규정에는 저촉되지 않지만, 교과부 특별교부금 파문으로 경질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사립대 총장에 취임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교과부 내부에서 조차 "전직 장관으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 전 장관을 4년 임기의 울산대 신임 총장으로 선임했다.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은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다.
학교측은 정정길 전 총장이 대통령 실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후임 총장 물색에 나서 서울대 복직을 준비중이던 김 전 장관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김 전 장관의 울산대 총장행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한 달 전만 해도 대학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 부처의 최고 책임자가 사립대 총장으로 간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불명예 퇴진한 김 전 장관이 취업제한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덥석 사립대 총장을 택한 행동이 놀랍다"며 "교과부 입장에서는 장관을 지낸 인물이 총장으로 있는 학교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교육수장 출신이 물러난 직후에 곧바로 사립대 총장에 취임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교육부총리를 지낸 이상주 전 성신여대 총장이 있지만, 김 전 장관과는 다른 경우다. 이 전 부총리는 국민의 정부가 막을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퇴임한데다, 퇴임 후 6개월이 지나 총장에 부임했다.
김 전 장관뿐 아니라 한편 한때 정치에 참여했던 '폴리페서'들의 복귀 문제로 주요 대학들이 진통을 겪고 있다.
서울대 사회대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학교 지리학과 교수인 류우익 대통령 실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학생들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류 교수는 '선생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류 교수는 최소한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제자들과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이날 류 교수 수업이 예정된 강의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나, 그는 해외 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내부에서 학생들의 반발이 확산될 경우 이번 학기에 대학원 강의를 맡은 류 교수의 교단 복귀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대생들도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승준(경제학과)ㆍ김병국(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복직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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