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서 뛰고 있는 윌리엄스보다 관중석에서 응원을 보내는 윌리엄스의 얼굴에 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동생 서리나 윌리엄스(세계랭킹 3위ㆍ미국)는 생애 세 번째 US오픈 여자단식 우승컵을 놓고 옐레나 얀코비치(2위ㆍ세르비아)와 접전을 펼쳤다.
관중석 맨 앞자리에 자리잡은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8위ㆍ미국)는 목을 놓아 동생을 응원했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자신을 탈락시킨 친동생. 그러나 비너스는 27년 동안 동고동락해 온 동생 서리나의 우승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했다.
언니가 지켜보는 앞에서, 동생은 그렇게 우승컵을 안았다. 서리나 윌리엄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옐레나 얀코비치(2위ㆍ세르비아)를 2-0(6-4 7-5)으로 완파했다.
1999년과 2002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안아보는 US오픈 우승컵이었다. 서리나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9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보유하는 동시에 5년 만에 9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무려 5년1개월 만에 1위에 복귀하게 됐다.
윌리엄스 자매는 2000년대 세계 여자테니스를 양분해 온 아이콘이나 다름없다. 언니 비너스가 200년과 2001년에 각각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2개씩 차지한 이후, 2002년과 2003년에는 동생 서리나가 5개의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둘은 이후 나란히 슬럼프에 빠졌지만 지난해와 올해 나란히 한차례씩 그랜드슬램을 거머쥐며 당대 최강의 테니스 자매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8강, 프랑스오픈에서 3라운드에서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고배를 마셨던 윌리엄스 자매는 이후 윔블던에서 언니가, US오픈에서 동생이 번갈아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쥐스틴 에냉(벨기에) 이후 공석이 된 세계 여자테니스계의 정상을 다투고 있다.
마약과 총질로 악명높은 캘리포니아 콤튼에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이들 자매는 아버지 리처드의 지도로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 라켓을 손에 쥐었다. 이제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이들은 '할렘가의 신데렐라'로서 흑인 사회에 큰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한편 전날 폭우로 순연된 후 이날 여자단식 결승에 앞서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에서는 앤디 머레이(6위ㆍ영국)가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3-1(6-2 7-6 4-6 6-4)로 물리치고 9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와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에 진출한 머레이는 페더러를 상대로 2승1패로 앞서 있어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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