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본, '후지하라 교육실험' 도쿄 찍고 오사카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본, '후지하라 교육실험' 도쿄 찍고 오사카로

입력
2008.09.10 03:28
0 0

일본에서 학원강사를 채용해 학교 보충수업을 실시하는 파격으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도쿄(東京) 와다(和田)중학 교육법이 오사카(大阪)로 전파된다. 성적에만 혈안인 것이 아니라 사회체험 교육으로 청소년의 시야를 넓히고 이 과정에 주민 참여를 유도해 학교와 지역 연대망까지 만들어내는 교육법이 일본 교육계에 서서히 확산될 분위기다.

교육 개혁의 전도사는 후지하라 가즈히로(藤原和博ㆍ53) 전 와다중 교장. 도쿄대 졸업 후 취업정보회사 리크루트사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그가 자신의 인생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중학 교장에 취임한 것은 2003년이었다. 한해 앞서 와다중학교가 있는 스기나미(三竝)구 교육위원회 교육개혁에 참여한 게 인연이었다.

중학 의무교육 실시 후 도쿄 내 첫 민간인 교장이 된 그는 교육행정가가 아니라 일반인의 시선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아이들이 세상과 자신의 장래에 대해 생각하도록 돕기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요루(夜)스페' '도테라' 같이 교사가 아닌 지역 자원봉사자와 전문 학원 강사를 활용한 적극적인 보충수업이다. 다양한 사회인을 초빙해 강연을 듣고 자신의 장래를 생각해보도록 하는 사회체험교육도 새롭게 실시했다.

'요루스페'는 시험으로 선발한 상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일반 수업이 끝난 뒤 학원 강사가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보충수업이다. 보통 학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업료를 받는다.

'토요일 서당'이라는 뜻의 '도요테라코야(土曜寺子屋)'를 줄인 '도테라'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나 지역 주민 등이 토요일이나 여름 방학 동안 원하는 학생을 모아 실시하는 보충수업이다.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의 숙제, 수업이나 시험 준비 자료를 들고 와 모르는 것을 물어가면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방식이다. 한해 5,000엔(5만원)의 수업료를 내고 참여하는 학생이 2003년 10여명에서 지금은 전교생의 3분의 1인 100여명으로 늘었다. 이 덕분에 와다중은 지난해 스기나미구 학력 1위 학교가 됐다.

도테라의 교사는 '학교지원본부'라는 학교와 주민 연대 조직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이 조직은 학교 내 녹화 활동 등 학교 운영 전반을 교직원과 함께 논의한다.

직업체험교육은 '세상살이과'라는 과목을 만들어 다양한 사회인을 강사로 불러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이 특정 직업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장래성은 얼마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수업이다.

올해 3월 교장에서 물러난 후지하라씨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받아 지난 달 학력 저하로 고민하는 오사카부 특별고문에 초빙됐다. 최근 오사카부 교원연수회 강연에서 그가 주문한 교육개혁은 7가지다.

"체계적으로 직업교육할 교사를 양성하고, 보충수업에 대학생이나 전직 교사 이외에 학원 강사도 참여시키며 영어능력시험 등을 준비해 단기 성과를 내야 한다. 또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를 사용해 산수를 복습시키고 아침 10분 독서와 작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오사카부 이케다(池田)시립중학교가 이중 일부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성적 향상이라는 실리와 지역주민의 학교 참여라는 이상을 조화시킨 이 교육법이 성과가 또 주목된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