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증시에 장사는 없었다. 투자자에게 투자할 종목을 추천하고 투자 방법을 훈수하는 증권사들 조차도 주식투자로 큰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들은 1분기(2008년 4~6월)에 고객자산이 아닌 자기자본을 투자한 주식 매매에서 4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주식 매매로 5,677억원을 벌었다.
30개 증권사 중 19개 증권사가 손해를 봤는데 대우증권이 355억원으로 가장 컸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 온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대우건설에 투자했다 잃은 액수가 크다. 대우증권측은 그러나 "대우건설에 투자로 생긴 손실은 일정 부분 수익을 보장 받기로 풋백옵션이 걸려있다"며 "실제 손실이 아니라 장부상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은 투자 손실이 210억원으로 두 번째로 컸고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자기 매매를 자제하고 있지만 파생상품 관련 거래에서 61억원을 잃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하나대투증권 30억원, 솔로몬투자증권 대신증권이 각각 27억원, SK증권 23억원,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각각 21억원, 키움증권 18억원, 삼성증권 17억원, 하나IB증권 동부증권 각각 11억원을 손해 봤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는데도, 몇몇 증권사는 이익을 거두며 돋보였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주식매매로 131억원을 벌었다. 신영증권(91억원), 굿모닝신한증권(55억원), 한국투자증권(50억원), 교보증권(20억원), 한양증권(17억원) 등도 지난해에 비하면 줄기는 했지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주식 매매수익이 지난해보다 1,343%나 오른 6억8,000만원이었고 HMC투자증권(3억원), 이트레이드증권(4,000만원) 등도 수익을 냈다.
한편 16개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메릴린치가 100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외국 용병 중 꼴찌를 기록했다. 리먼브러더스(-32억원), 씨티그룹(-5억7,000만원), 모건스탠리(-4억7,000만원), 골드만삭스(-2억7,000만원), 맥쿼리(-1억8,000만원) 등도 손해를 봤다.
반면 UBS는 113억원의 주식 매매 이익을 남겨 외국계중 1위, 전체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CS도 36억원을 벌었고 CLSA, ABN암로, BNP파리바, 노무라, 제이피모간, 푸르덴셜, 도이치 등은 1,000만원 미만의 손실을 내 폭풍은 피한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증시 하락세에는 손실 규모도 클 수 있다"며 "그러나 올해 들어 이익은커녕 손실을 냄으로써 증권사들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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