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같은 부통령 후보 ’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존 매케인 대통령 후보를 능가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와 언론을 당찬 어조로 싸잡아 공격해 일약 보수세력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페일린 효과는 매케인 후보의 지지도 상승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6일 매케인과 페일린 정ㆍ부통령 후보가 동반 유세에 나선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두 사람이 연단에 등장하기 전부터 “새라” 를 연호하는 수천여명의 함성으로 우렁찼다. 위스콘신에서는 ‘진정한 여성과 함께 진정한 변화를’ ‘허리케인 새라가 진보주의자들을 비틀거리게 하고 있다’ 는 등의 플래카드가 넘쳐났다. 매케인과 함께 한 유세였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페일린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듯한 기세였다. 170cm 남짓한 작은 키의 매케인의 모습이 왜소해 보일 정도였다.
페일린의 인기는 웹사이트, TV 프로그램, 영화계로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각종 여성ㆍ생활 잡지에서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을 포함해 5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하키맘’으로서의 개인적 스토리를 앞 다퉈 싣고 있다. 미 연예지 중 하나인 피플은 페일린의 이야기를 영화화할 경우 페일린에 가장 잘 맞는 여성배우가 누구일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abc 뉴스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의 절반 가량, 공화당 성향과 무소속 유권자는 각각 85%와 53%가 페일린의 첫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페일린을 활용하려는 매케인 캠프의 전략도 달라졌다. AP 통신은“당초 전당대회를 마치고 다음주초부터 각각 별도의 유세를 갖기로 했던 것을 바꿔 다음주 중반까지 공동유세를 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페일린의 스캔들을 차단하고 그의 상품성을 매케인 지지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페일린이 낙태와 가족, 환경 문제에서 보수적 입장을 유지한 덕분에 매케인 후보는 매버릭(당파에 얽매이지 않는 소신성향)이라는 트레이드마크를 더 잘 부각할 수 있게 됐다. AP 통신은 매케인의 무당파적인 성향을 의심했던 보수세력이 페일린의 등장으로 안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매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데 자유로움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7일 “페일린 지명 이후 매케인이 매버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지난 대선에 부시 대통령이 이긴 주들은 확보하거나 뉴햄프셔같이 부시가 졌던 주도 이길 수 있도록 해 줄 것으로 공화당원들은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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