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일린 '입으로 立'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3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 부통령 후보수락 연설로 강력한 싸움꾼의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버럭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겨냥한 직설적인 언변은 자신과 가족의 스캔들을 묻어버리면서 보수층으로부터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페일린의 연설을 지켜본 미국 TV 시청자는 3,700만명으로, '연설의 달인'인 오바마 후보를 무색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은 평균 3,840만명이 시청해 '격이 한단계 낮은' 페일린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 연설 시청자 2,400만명으로, 동급인 페일린에 크게 못미쳤다.
이를 두고 캘린 브라운리(캔사스) 상원의원은 "알리의 주먹보다 더 강한 한 방이었다"고 평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일린이 홈런을 날렸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페일린 효과'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뉴욕타임스는 "성공적인 연설이었지만, 진짜 검증은 이제부터"라고 신중하게 반응했다. 페일린의 연설은 "상대 대통령 후보의 주공격수 역할을 맡는 '넘버 2'의 역할에 충실하느라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부족했다"는 것이다.
CNN도 "페일린의 연설은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열광적 호응을 얻었지만,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결정적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무당파 유권자들은 국가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보수 성향을 사회정책은 진보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페일린은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무당파의 지지를 얻을 수 있지만, 사회적 이슈에서는 지나치게 극우성향을 띠고 있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실제로 페일린의 연설을 지켜본 무당파들은 대체로 "성난 표정이었으며, 자부심이 지나쳐 보였다"는 냉담한 반응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무당파 유권자 정치성향> 의 저자 존 에이블론은 "매케인과 페일린이 조지 W 부시정부의 계승자가 아니라 워싱턴의 기득권 정치세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자'의 이미지를 보여줄 때 무당파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당파>
■ 민주당 '대항마 힐러리' 급파
'힐러리로 페일린을 제압하라.'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성공적 부통령후보 수락연설에 긴장한 민주당이 여성표 사수와 버럭 오바마 후보 방어를 위해 특급명령을 내렸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륜과 노련함으로 신참의 기세를 꺾어놓겠다는 전략이다.
뉴욕타임스는 5일 민주당이 페일린 효과를 조기 차단하기 위해 힐러리 의원의 지원유세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진영은 "클린턴 의원 다음주 월요일 플로리다 유세에 나가 페일린 주지사가 연설을 통해 제기한 논란들을 잠재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의원이 대선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격전지마다 거물급 여성 연사들을 대거 파견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페일린의 등장에 대해 긴장하는 것은 페일린이 연설에서 '하키 맘'(자녀의 방과 후 활동을 따라다니는 전업주부)을 언급한 것이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 유권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페일린이 중앙정치와 무관한 서민정치가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대해 "사실은 공화당 기득권층"이라고 반격할 태세다. 특히 '중산층 위주의 실생활 정책'을 펴온 힐러리를 앞세워 페일린의 일천한 경력의 허점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후보는 페일린 주지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공화당이 자신들의 공약을 전할 새 얼굴을 찾았지만 그 내용은 여전히 낡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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