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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세 개의 동그라미' 일상에서 우주까지… 두 교수 '대화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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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세 개의 동그라미' 일상에서 우주까지… 두 교수 '대화의 향연'

입력
2008.09.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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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창, 문광훈 대담/한길사 발행ㆍ784쪽ㆍ2만8,000원

인문학의 대가와 후학이 일궈내는 대화의 향연은 이 시대, 삶과 세계에 대한 성찰이 왜 더욱 절실한가를 명징하게 밝혀준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71)와 문광훈 고려대 아시아 문제 연구소 연구교수는 '향연'을 가졌고, 일상에서 우주까지를 대화라는 담론의 그물로 건져 올렸다.

김 교수는 끊임없이 답하고, 문 교수는 쉴새 없이 묻는다. 인문학이라는 그물코로 건져 올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그 주제다. 이들은 "없는 대량 학살 무기를 있다고 거짓 정보를 만들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부시와 블레어"(58쪽) 등 해외의 정세를 논하다, "통일은 자유ㆍ민주주의ㆍ풍요한 삶 등 여러 가지 개념과의 연쇄 속에서 얘기돼야"(689쪽)한다며 한국의 미래를 바라본다.

이들의 이야기는 마음이라는 범주를 중심으로 크게 혹은 작게 변주돼 간다. 김 교수는 "아무런 선입견을 갖지 않은, 텅 빈 마음"을 출발점으로 잡는다. 특유의 '정제된 엄밀성'을 향해 나아가기 위함이다. 책에는 어떻게 감정이 성찰의 과정을 거쳐 특유의 '표백된 언어'로 나타나는지가 두 사람의 구체적 언어를 통해 기록돼 있다. 그는 "인문학을 너무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하는 것으로 파악한다면 인간 존재의 근본을 상실하게 된다"며 경계를 요청했다.

아주 가끔씩 나오는 현 정부 평가는 인문주의의 현유한 숲에서 독특한 광채를 발한다. 김 교수는 "(현 정부는)부동산이라는 관점에서 자기 집을 평가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늘 만들어 낸다"며 "삶의 안정을 약속하는 아무 대안도 없이 마구 흔들어 놓기만 하는 정책들에 경고를 준 것이 이번에 나온 현 정부의 지지도 조사 결과가 아닌가 하는 느낌"(27쪽)이라며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대담은 2006년 6~10월 모두 11차례에 걸쳐 김씨의 평창동 자택에서 이뤄졌다. 회당 4~5시간 걸렸던 마라톤 대담이었다. 김 교수는 "문 교수는 대담 전 수십여쪽의 질문지를 작성, 논리와 일관성을 세웠다"며 "퇴고 과정에서도 수정과 보충 등 성의를 다했다"고 밝혔다. 세 개의 동그라미란 인식의 기본 도구인 지각, 이데아, 마음을 뜻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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