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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한국 증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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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한국 증시로 가자"

입력
2008.09.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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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진출을 노리는 중국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5,6개 기업이 한국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데 몇몇 회사는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올해 말까지 한국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고 나머지는 한국 증권사를 통해 실사 및 예비 심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 증시를 노크하는 이유는 중국 증시 상장이 어려운 탓이다. 이상창 대우증권 차장은 3일 "수 백 개가 넘는 중국 기업들이 이제나 저네나 하고 줄을 섰기에 언제 상장이 될 지 알 수 없다"며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고향 중국을 떠나 바다 건너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생산 설비 투자,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실탄(자금) 마련이 급한 기업으로서는 중국, 한국을 가릴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앞선 기술력을 좀 더 쉽게 벤치마킹 하려는 뜻도 있다. 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가 그렇다. 중국 푸젠(福建)성 진장(晋江)시에 있는 이 회사는 운동화와 구두 소재인 폴리우레탄(PU) 피혁과 스포츠 의류용 기능성 원단을 만드는 소재업체로 덕성 등 한국 기업에서 납품을 받아 생산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 유가증권 시장에 외국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주식예탁증서(DR)가 아닌 원주(源株) 형태로 상장을 추진 중인데 한국 증시 진출을 위해 진장시 화원섬유 유한책임공사, 스스(石獅)시 리헝직조인염 유한책임공사, 원저우(溫州)시 오창합성혁 유한책임공사 등 3개 회사가 연합해 지난해 홍콩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이다. 장훙제(張洪杰) 사장은 "(한국 증시 진출로)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다 빠르고 깊이 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한국 기업들과 거래선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한국 증시 안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한국 투자자들이 회사를 너무 모른다는 점이다. 이윤형 현대증권 기업공개(IPO) 부장은 "유럽이나 미국계 회사 같으면 그 자체가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지만 중국 회사는 중국이라는 이유 만으로 점수를 깎이고 시작한다"면서 "때문에 종목의 시장 가치를 가리키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실제로 앞서 국내 시장에 이름을 올린 화풍방직이나 3노드디지탈, 코웰이홀딩스유한공사 모두 잠깐 반짝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거래가 뚝 끊기고 주가도 3분의 1에서 4분의 1까지 무너졌다.

한국의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잣대로 중국 기업을 판단한다는 점도 문제다. 연합과기의 장쓰환(張世煥) 이사는 "한국에서는 신발, 의류 산업이 이미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중국에서는 급성장 중이고 중국 정부에서도 지난해 이 지역을 스포츠 관련 용품의 전담 생산기지로 지정해 적극 키우고 있다"며 "연합과기 역시 해 마다 매출액이나 순이익 모두 20% 이상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만들고 장사하는 회사는 중국의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

외국 기업의 국내 증시 진출이 걸음마 단계이다 보니 관련 규정이나 법규의 정비가 끝나지 않았고 금융감독원이나 증권선물거래소 등 관련 기관과 업무 협조도 다시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기업들은 무엇보다 회사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장훙제 사장은 "한국 투자자들을 1년에 2,3차례 상대로 중국 현지에서 기업 설명회를 열 예정"이라며 "조만간 서울에 현지 사무소를 내 보다 적극적으로 얼굴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장=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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