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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주례 서는 날 '親盧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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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주례 서는 날 '親盧 동창회'

입력
2008.09.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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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에 있는 시그너스 골프장이 6일 '노무현의 사람들'로 가득찰 것 같다. 27홀 골프장의 9홀을 무대로 이색 야외 결혼식이 열리는데 혼주가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화제였던 이 결혼식은 노 전 대통령이 주례를 맡기로 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시그너스 골프장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 회장 소유다. 강 회장은 야외 결혼식을 치르기로 하고 이날 하루 9홀 한 코스는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곳에서 강 회장은 오후 3시 장남 결혼식을, 오후 5시 딸 결혼식을 한꺼번에 치른다.

원래 이날 결혼식은 가족 위주로 조촐하게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혼식이 알려지면서 이젠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이 상당수 참석할 분위기다. 이 전 실장은 "사적인 결혼식일 뿐인데 언론 보도로 인해 공연한 관심을 받게 됐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강 회장측도 "이벤트사에 맡겨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데 일이 커졌다"고 했다.

당사자들 의도와 무관하게 결혼식에 관심이 커진 것은 친노 인사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안희정 최고위원, 이광재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에서 참석할 예정인 인사들은 "경조사 참석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최근 조금씩 정치활동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친노 진영의 움직임과도 오버랩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승용 전 홍보수석 등 정치권 입성에 관심을 둔 청와대 참모 출신 30여명이 '청정회'(가칭) 모임 구성을 추진 중이고, 성경륭ㆍ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성환 전 정책조정비서관 등이 주축이 돼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이어갈 '미래정책연구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이해찬 전 총리가 주도해 지난 4월 설립한 연구재단 '광장'도 남북, 경제, 교육 등 분야별 연구활동을 활발히 진행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는 각개약진하는 모양새이지만 나중에 하나로 뭉쳐질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이들이 결혼식에서 조우한다면 나름의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노 전 대통령이 "정치 불개입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최근 KBS 정연주 전 사장 해임, 건국절 논란 등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적지 않은 친노 인사들이 현재 검찰과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도 이날 친노 인사들의 모임이 주목받는 이유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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