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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벚꽃동산' 연출자 구태환 "대사 한줄까지 그대로… 체호프 원전에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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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벚꽃동산' 연출자 구태환 "대사 한줄까지 그대로… 체호프 원전에 충실"

입력
2008.09.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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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선 왜 이리 작품을 많이 하느냐 묻지만, 저처럼 무모한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2008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 초청작으로 18일~10월 12일 서울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되는 <벚꽃동산> 의 연출자 구태환(36)씨는 올들어 가장 바쁘게 활동 중인 젊은 연극 연출가 중 한 사람이다.

상반기에는 <클로져> <나생문> 을, 지난달엔 뮤지컬 <로미오와 베르나뎃> 을 연출했고 <벚꽃동산> 에 이어 연말에는 정동환 서이숙 박윤희 주연의 <고곤의 선물> 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가가 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게 과연 생산일까 소모일까 고민 많이 해요. 하지만 젊은 제가 더 좋은 연출가가 되기 위해 당장 필요한 건 도전과 탐구죠. 몇 년에 걸쳐 한 편만 준비한다고 엄청난 대작을 내놓을 위인이 못 되기도 하지만….(웃음)"

2003년 연극 <나생문> 을 시작으로 극단 수를 창단, 본격적인 연출가로 데뷔한 그는 아직 신인에 가깝지만 <나생문> <친정엄마> (2007) <심판> (2007) 등 작품에는 늘 관객과 평단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는 작품이 많아도 뜬금없이 기획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어느 러시아 귀족 가문의 몰락을 통해 체제 변환 시대의 혼란을 묘사한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벚꽃동산> 역시 오래 전부터 연출하고 싶었던 희곡이다.

"애늙은이처럼 고전을 좋아해요. 인간의 참된 모습을 강구하는 작품이 많으니까요. 특히 <벚꽃동산> 은 우리나라에선 실험성을 배제한 원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소개된 경우가 많지 않아 더 끌렸죠."

그는 최대한 체호프가 쓴 단 한 줄의 대사도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고, 그래서 공연 시간도 2시간을 훌쩍 넘길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물 간 소통의 단절에서 오는 코미디와 그들의 비극적 인생을 보다 보면 누구나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극에 빠져들게 되리라는 설명이다.

서울예대 졸업 후 배우 생활을 했던 그는 연기 전공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연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귀국 직후 어리다는 이유로 극장 대관조차 쉽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 연극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지금이 영광스럽고 행복할 뿐이다.

"벌써 내년에 올릴 작품도 계획 중이에요. 삶의 깊은 의미를 전하기엔 아직 어리고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젊은 패기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다면 연극 관객층을 넓히고 장르를 다양화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참, 연기도 언젠가 꼭 다시 해야 하는데…." 강효성 정상철 류순철 정해균 데니안 등 출연. 공연 문의 (02)889-3561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사진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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