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초등학교 김모(57ㆍ여) 교사는 지난 달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다. 교단 경력은 명퇴 신청 대상 기준(20년 이상 근속)을 훨씬 넘겼지만 휴직 기간이 3년 정도 되는 바람에 퇴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김 교사는 "지난해만 해도 신청 기준만 충족하면 모두 명퇴를 받아줬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스스로 놀랐다"며 "정년을 채우기 전에 교직을 떠나려는 교사들이 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교원들의 명예퇴직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법이 개정될 경우 연금 수령액 감소 등을 우려한 교원들이 대거 교단을 떠났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3일 발표한 '2008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ㆍ공립학교의 명퇴 교원수(2007년 4월2일~2008년 4월1일)는 총 3,295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명퇴자수(1,674명)수의 2배에 달했다.
특히 초ㆍ중ㆍ고 모두 처음으로 명퇴자 수가 정년퇴직자 수를 추월했다. 명퇴 교원은 ▲초등학교 2,115명(정년퇴직자 1,076명) ▲중학교 741명(435명) ▲고교 439명(400명)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중도에 학교를 떠나는 교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따른 불안감이 교직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게 직접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일선 학교에서는 법이 바뀔 경우 정년 잔여기간과 호봉에 따라 지급되는 수천만원의 퇴직수당이 절반 이하로 줄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연금법 개정 논의가 불거진 2006년 이후 명퇴 교원수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명퇴 열풍은 교원 수급 차질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원부족을 우려해 8월 명퇴 신청을 88% 수준에서만 수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ㆍ도교육청별로 신규 교사 채용을 늘리고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수급 대란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