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협회 간부가 수억원대의 보험금을 노리고 정신지체장애인을 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뒤 사고사로 위장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구속됐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모장애인협회 평택시지회 A지구소장 이모(41)씨와 고향 친구 이모(40)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4월 12일 오후 7시40분께 평택시 안중읍 모 농장 공터에서 정신지체장애인 한모(31)씨에게 소주 10여병을 먹여 만취하게 만들어 공터 바닥에 눕게 한 뒤 한씨를 1톤 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했다.
이씨는 앞서 지난해 8월12일 오전 4시께에는 평택시 안중읍 대반교에서 자신의 그레이스 승합차에 한씨를 태운 채 교각에 정면충돌하는 방법으로 한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이씨는 고아인 한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인력사무소 일용직으로 고용, 2006년 4월 사망보험금 8억3,000만원의 교통사고재해사망특약 생명보험에 가입케 하고 보험수익자를 자신으로 바꾼 뒤 범행했다.
이씨는 또 6,000만원의 카드 빚이 있는 친구 이씨를 끌어들여 한씨를 살해토록 했으며, 친구 이씨는 실수로 한씨를 치어 숨지게 한 것처럼 경찰에 허위신고해 사고사로 위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씨는 당초 평택경찰서에 의해 사고사로 변사 처리돼 사흘 만에 화장됐지만 현장 사진에서 차량이 피해자의 몸 위를 왔다갔다 한 흔적을 발견한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재수사에 착수해 범행을 밝혀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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