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질 듯 꺼지지 않는 '9월 위기설'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내로라 하는 주식시장 전문가 6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증권선물거래소가 4일 마련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원자재 가격도 떨어지면서 국내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위기는 없고 오히려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9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하나 같이 "결코 일어날 리 없다"고 반박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7년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가계나 기업, 외환보유액 등 여러 상황이 훨씬 좋다"고 했다.
마득락 대우증권 FICC 본부장은 "외국인이 우리 채권 시장에서 빠져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쌓이면서 위기설이 시작했다"며 "그러나 국내외 금리 차이와 스왑 비용을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외국인에게 매력 있는 투자처"라는 근거를 댔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 일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대부분 꾸준히 내실화를 이뤄 재정적으로 건강하다"며 "일부 기업의 유동성 위기도 금융기관이 참아낼 만하고 정부 정책도 이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나 내년 초부터 주식 시장이 다시 오름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익센터장은 "유가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안정을 찾아 4분기부터는 통화긴축이 완화되고 금리도 안정될 것"이라며 "미국 주택가격 안정으로 소비도 살아날 수 있어 국내 증시도 4분기부터 서서히 오르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그는 또 환율이 1,150원에서 다시 내려가면 외국인 매도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대선과 중국 경기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전통 산업을 강조했던 분위기가 이번 대선을 통해 IT, 바이오 등 최첨단기술 산업 중시로 바뀔 것"이라며 "중국 역시 올림픽 이후 오히려 경기가 살아날 수 있고 특히 3분기 GDP 성장률이 10% 이하로 나오면 정부가 부양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 크레딧스위스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하반기 경기 하강 속도는 빠르겠지만 지금 지수는 실적 하향을 이미 상당히 반영했다"며"앞으로 자금이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자원 수출국에서 미국 등 자원 수입국으로 흘러 들어가면 미국 경제가 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일반 투자자들은 10년 전 외환 위기 때를 떠올릴 게 아니라 한국 경제와 산업, 기업을 믿어야 한다"며 "큰 위기가 올 상황도 아니고 주식을 팔 시기도 놓쳤기 때문에 팔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언제, 무엇을, 얼마나 사야 할 지를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미래에셋금융그룹도 이날 박현주 회장 주재로 그룹계열사 대표들이 모여 "위기설은 근거 없다"며 고객들의 펀드 환매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미래에셋 측은 "경험으로 볼 때 모두가 위기라고 느끼는 때는 역설적으로 위기가 아니었다"면서 "주식시장만 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0이하 수준으로 이미 저평가됐기 때문에 우량 기업은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밝혔다. 특히 회사측은 주식형펀드는 환매가 아니고 오히려 투자할 때이며 혹시 환매하려는 고객이 있다면 적극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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