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몸과 마음/ "잘 안들려요" TV에 바짝… 감기후면 중이염 의심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 "잘 안들려요" TV에 바짝… 감기후면 중이염 의심을

입력
2008.09.05 09:47
0 0

9월 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정한 '귀의 날'이다. '구'가 '귀'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데 착안해 기억하기 쉽도록 '구월 구일'로 정한 것. 귀는 척추동물에게만 있는 기관으로, 모양새에 따라 진화 정도를 가늠할 정도로 매우 정교하다.

귀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중이염이다. 중이염은 귀 고막 안쪽에서 달팽이관으로 이어지는 중이(中耳)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유ㆍ소아에게는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이 주로 나타나며, 어른은 어렸을 때 앓은 중이염이 만성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이염은 특히 어린이가 감기 다음으로 많이 걸리는 질환이다. 어린이의 70%가 3세 이전에 한 번 이상 걸릴 정도다. 워낙 흔한 질환이다보니 부모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이를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청력이 떨어지고 고막이 손상될 위험이 크다.

흔하지는 않지만 염증이 전이돼 뇌수막염이나 뇌농양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귀의 날을 앞두고 중이염의 원인과 예방ㆍ치료법을 알아본다.

■ 어린이는 삼출성 중이염 조심

삼출성 중이염은 8세 이하 어린이가 자주 걸리며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감기, 축농증에 이어서 나타난다. 아이는 어른에 비해 귀의 압력을 조절해 주는 이관(耳管ㆍ코의 안쪽과 귀를 연결하는 관)의 발달이 미흡해 감기에 걸리면 이관이 붓고, 염증으로 막힌다. 이렇게 귓속 압력의 균형이 깨지면 주변 조직에서 나온 수분(삼출액)이 중이에 고여 염증을 일으킨다.

삼출성 중이염은 통증이나 특이한 증상이 없어 발병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증상이 심각해져야 비로소 귀가 먹먹해지면서 소리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떨어진다. 아이가 감기를 앓은 뒤 TV를 가까이서 본다든지, 볼륨을 높이고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고막 위축 등으로 만성 중이염이나 감각 신경성 난청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특히 말을 배워야 할 시기에 청각에 문제가 생기면 언어 장애는 물론 지적 능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없다.

따라서 아이의 감기가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편도선비대증이나 축농증이 있을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중이염이 발병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삼출성 중이염을 치료하는 1차적 방법은 약물치료다. 약을 3~6개월 복용해도 낫지 않으면 환기관 삽입술과 레이저 고막천공술 등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 급성 중이염, 감기 후 자주 생겨

급성 중이염은 병균을 막는 면역기능이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감기에 걸린 뒤 생기기 쉽다. 감기에 걸린 뒤 코와 목에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이관을 통해 중이 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이의 이관이 어른보다 짧고 넓으며 직선인 것도 한 원인이다. 이 때문에 코나 목의 분비물이 중이로 쉽게 들어가는 것이다.

감기가 나은 뒤 2~3일 내에 아이가 갑자기 귀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면 십중팔구 급성 중이염이다. 물론 어른도 급성 중이염을 앓을 수 있다. 어른의 경우 감기나 축농증으로 인해 코를 세게 풀다가 걸리기 쉽다. 증상은 열이 나면서 귀가 아프고 멍하다. 심하면 잘 들리지 않고 고막에 구멍이 생겨 귀에서 물이나 고름 등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급성 중이염은 대부분 2~4주 뒤에 낫는다. 하지만 고막 천공(구멍 뚫림), 난청 등과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또 급성 중이염 환자의 30% 정도가 만성 중이염으로 악화하므로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넘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가는 큰코다친다. 드물지만 안면신경 마비나 어지럼증, 뇌막염, 뇌농양 등의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 어른은 만성 중이염 조심

어른에게 나타나는 만성 중이염은 고막에 구멍이 생겨 귀 안쪽이 직접 외부에 노출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이 어려서 앓은 삼출성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만성이 되는 경우다.

바이러스, 세균 감염으로 급성 중이염을 반복적으로 앓으면서 만성 중이염으로 악화된 경우도 있다. 또 고막염으로 고막이 녹거나, 외상으로 고막이 파열됐을 때도 중이염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중이염에 걸리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악취가 풍긴다. 고막의 구멍을 통해 귀 안쪽이 쉽게 감염되면서 염증이 생겨 고름이 고이는 것이다. 악취가 심하면 대인관계도 어려워져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하다.

상태가 더욱 악화되면 안쪽 귀(내이ㆍ內耳)까지 염증이 퍼져 난청이 심해지고 사람에 따라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염증이 중이를 둘러싼 주변으로 퍼지면서 뇌막염, 안면신경 마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치료법은 좀 더 복잡하다. 우선 항생제로 치료하고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수술한 뒤, 약화된 청력을 개선하기 위해 망가진 고막을 재생한다.

만약 고막이 완전히 없어졌다면 근막이나 연골막 등으로 고막을 새로 만들어줘야 한다. 고막 안쪽의 이소골(소리뼈)까지 손상됐다면 연골이나 인공물질로 대체하는 수술을 해야 청력을 되찾을 수 있다.

수술은 염증 치료 후 고막을 만드는 고실 성형술과 소리를 전달하는 뼈를 복구하는 이소골 성형술 등이 있으며, 수술 후 5~7일 정도 입원한 뒤 4~6주간 통원치료를 받으면 된다.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이의 경우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감기에 걸린 뒤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귀 검사를 반드시 하는 게 좋다.

환절기에는 따뜻한 음료를 충분히 마셔 코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또 귀에 물이 들어가면 면봉으로 닦아내기보다 화장지 끝을 말아 귀에 넣어주고, 햇빛을 충분히 쬐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홍성화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