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에 웃기도, 테마에 울기도 한다지만 기실 시장에서 개미들은 우는 편에 쏠려있다. 정보도 부족한데다 작전에 속고 조작에 휘둘리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가급적이면 '테마'는 쳐다보지도 않는 게 이롭다.
최근엔 '에너지 테마'가 주가조작의 안방이 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유가의 고통을 너도나도 절절하게 체감하고 있었으니 관련 종목에 대한 조작의 빌미는 마련된 셈. 바람을 타고 급등했던 자원개발 혹은 에너지 테마주도 2005년 '바이오 테마'처럼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에너지 테마주로 분류돼 수혜를 입었던 유아이에너지 케이씨오에너지 에이치앤티 등이 최근 주가조작, 대표이사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물론 주가는 폭락했다. 고점대비 10분의 1, 심지어 37분의 1로 떨어진 종목도 있다.
유아이에너지는 중동계 사모펀드(아라비안 브리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원유 및 가스 등을 공동 개발한다는 재료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규선 대표가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러시아 유전개발로 한껏 기대를 받은 케이씨오에너지 역시 전대월 대표가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는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에이치앤티는 전 대표인 정국교 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허위사실 공시로 주가를 띄운 뒤 이를 매각해 400억여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6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걸려있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도 최근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을 등에 업고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를 추가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의지 및 미국 대선의 정책방향도 뚜렷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의 성장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나오지않은 만큼 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테마에 이어 말만 바꾼 '그린 테마'가 벌써부터 시장에서 떠도는 걸 보면 또 한차례 테마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그린 테마'가 'IT 버블'처럼 '그린 버블'로 변질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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