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늘어나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살던 집마저 경매처분 당하는 '생계형 부동산 경매'가 늘고 있다.
지역경기 위축과 집값 하락 등 시장침체의 강한 역풍을 맞은 지방에선 가계 재정 악화로 경매에 부쳐진 사례가 지난 한달간 8,000여건을 넘어섰고,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수도권으로도 본격 확산되고 있다.
4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아파트와 연립 등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진행건수는 총 2,085건으로, 전월(1,493건)에 비해 40%나 늘었다. 올들어 월별 물건수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서울 수도권에서 월 2,000건 이상 경매에 부쳐지기도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달 부쳐진 전국 법원경매 건수는 8,143건으로, 7월(6,732건) 대비 21%나 증가했다.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주택담보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거나 신용카드 연체 등에 따라 금융권의 부동산 가압류가 경매로 속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거용 부동산 경매물건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법원의 경매를 담당하는 부서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경매물건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경기 평택과 충남 천안, 전남 목포, 강원 강릉시 등 8개 지방법원에는 총 10개의 경매계가 신설됐고, 앞선 6, 7월에도 경매계 5곳이 새로 생겼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확산되면서 금융권에서 채권회수의 강도를 높여 시간적 유예를 주지 않고 곧바로 경매로 넘기는 일이 많아졌다"며 "가계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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