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공화당의 정ㆍ부통령 진용이 3일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화당은 이날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엑셀에너지센터에서 열린 사흘째 전당대회에서 호명투표를 통해 존 매케인(72ㆍ애리조나) 상원의원을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명하고 본격적인 대선 캠페인에 돌입했다. 매케인 후보는 대회 마지막날인 4일 후보 수락연설을 한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44ㆍ여) 알래스카 주지사는 매케인 후보 호명투표에 앞서 부통령 후보를 수락해 공화당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역사상으로는 1984년 민주당 제럴딘 페라로에 이어 두번째로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됐다. 이로써 44대 대통령을 뽑는 미국 대선은 공화당 매케인-페일린 후보, 민주당 버락 오바마(47ㆍ일리노이 상원의원)-조지프 바이든(65ㆍ델라웨어 상원의원) 후보 간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언론은 이번 대선이 흑백 대결, 성 대결, 세대 대결, 이념 대결 등 다층 국면으로 진행돼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선거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페일린 부통령 후보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좋은 의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개막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세인트폴에 도착한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억측을 낳았던 페일린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됐던 여러 의혹과 언론의 검증을 의식한 듯 차분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결의를 밝혔다.
페일린 후보의 연설은 현직 주지사이자 다섯 자녀의 어머니인 '워킹맘'으로서의 개인적인 면모와 경제, 특히 에너지 문제에 대한 경제 운용 능력, 미디어에 대한 불만,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격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약 40분간 계속된 연설에서 페일린 후보는 "(역임한) 소도시의 시장 자리는 '커뮤니티 조직활동가'와 같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에는 자신의 경력을 높이기 위해 변화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지만 매케인 후보처럼 변화를 증진하기 위해 자신의 경력을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조직활동가로 정치경력을 시작한 오바마 후보를 꼬집은 동시에 오바마의 모토인 '변화'가 결국 국가가 아닌 '자신만을 위한 허상'임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페일린의 오바마 공격은 두 사람이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중앙정치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라는 '과도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마디로 오바마 후보의 경력은 대통령 감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페일린 후보는 언론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비쳤다. 자신을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로 지칭하면서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워싱턴에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녀의 더 나은 공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친회에 이름을 올리는 평범한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기성 정치권 및 언론으로부터 자신을 차별화해 국민을 위한 일군을 자처함으로써 혹독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는 민주당과 언론을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세력으로 몰아가자는 것이다.
세인트폴(미네소타)=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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