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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사장단 "외환보유고 충분 큰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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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사장단 "외환보유고 충분 큰 문제 없어"

입력
2008.09.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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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가들의 일시적 자금이탈로 우리 경제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소위 ‘9월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진단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삼성그룹 사장단협의회는 3일 정기 수요 회의에서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9월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주재로 1시간 가량 열린 이날 회의에는 계열사 사장 30여명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으나 9월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만큼 큰 문제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삼성그룹 사장단은 경제 기반에 차이가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순간적으로 기업 자금 사정이 어려울 수 있으나 외환보유고가 충분해 전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도 증시 폭락과 관련해 “증시는 속성상 천천히 오르다가 빠르게 떨어진다”며 “이번에도 정상 수준보다 과도하게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그룹 사장단은 자금 흐름이나 협력업체 관계 등에서 단기적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 자금 흐름과 부품 및 협력 업체 문제, 고용 상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각 계열사 별로 시장 상황 및 현금 유동성 등을 살펴본 뒤 필요한 경우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해외의 시각도 점차 ‘과장’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설치됐다가 11일 폐쇄되는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사무소는 이날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한국경제가 패닉(공황)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메랄 카라슐라 IMF 한국사무소장은 “10년 전에 비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은 훨씬 강해졌고, 금융감독도 잘 이뤄지고 있는데다, 외부충격에 대처할만한 상당량의 외환보유고도 축적했다”며 “최근 경상수지 악화는 고유가로 인한 것이고, 단기외채 유입 성격도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달라 시장에 나도는 소문들은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금융당국이)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계 투자은행(IB) 크레디스위스(CS)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단순히 주식시장의 관점에서 봐도 1997년과 현재 상황은 기업의 자본대 부채비율과 단기외채 등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대 부채비율은 10년 전(218%)의 10분의 1수준(18%)이고, 단기외채 역시 1996~97년엔 전체 외환보유액보다 400억달러 많았지만 지금은 역전(외환보유액이 단기외채보다 720억달러 많다)됐다는 것이다.

최연진 기자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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