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딸 임신 소식 등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둘러싼 의혹이 확대되면서 '페일린 카드'의 적절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낙마설까지 거론되는 등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잘만 대처하면 득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딸의 임신 사실을 언론이 부당하게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그는 늘 가족과 함께 하는 인간적인 인물"이라며 페일린을 치켜 세웠고, 대선 후보 매케인 의원도 "부통령 후보 검증과정이 완벽할 정도로 철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페일린 주지사 및 가족을 겨냥한 의혹은 이날도 계속됐다. 남편 토드 페일린이 한때 알래스카독립당(AIP)의 당원이라는 사실이 공개됐고 22년 전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페일린 주지사가 지난달 31일 허리케인 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미시시피주를 방문한 후 이날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3일로 예정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도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공화당은 전당대회가 진행되는데도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위원의 지지율이 오히려 오르자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갤럽이 2일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후보의 지지율은 50%인 반면 매케인 후보는 42%에 그쳤다. 라스무센 조사에서도 오바마는 51%로 매케인을 6% 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만 본다면 백인 여성 표를 겨냥한 '페일린 카드'가 재미를 못 본 셈이다. 오히려 딸의 임신 문제로 역효과가 나 오바마 지지율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파문은 매케인 캠프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 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페일린 주지사의 가족 문제가 미국 중산층의 일반적인 고민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라는 '옹호론'과 '동정론'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낙태를 찬성하건 반대하건 출산은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페일린 가족의 선택을 높이 평가했다. LA타임스도 "페일린을 둘러싼 의혹은 미국 가정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미국 언론은 페일린이 3일 수락 연설에서 딸 임신 문제 등을 얼마나 잘 설득할 수 있을 지가 그녀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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