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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빚 4000만원 '경제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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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빚 4000만원 '경제 암초'

입력
2008.09.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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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이 66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구당 약 4,000만원 꼴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대출기간이 짧아졌고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부채의 '질'도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외상구매 등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60조3,0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대비 19조8,336억원 늘어난 것으로 전분기 증가 폭보다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통계청의 2008년 추계가구수(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가구 당 부채규모는 3,960만원에 달한다.

먼저 가계대출은 17조9,136억원 늘었다. 이중 은행 대출이 9조2,557억원 늘었고, 주택담보대출은 5조1,800억원 늘어 모두 전 분기 증가 폭의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뉴타운, 재개발 등으로 이미 이루어졌던 대출의 중도금과 잔금 대출이 계속 발생하면서 주택대출이 증가했다"며 "신용대출 역시 은행들의 마케팅 강화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용협동기구 대출도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기관을 중심으로 5조1,634억원 늘었다.

빚의 질은 나빠졌다. 전체 빚 중 예금은행 비중은 줄어든 반면 제2금융권인 신용협동기구 대출비중은 높아졌다. 대출 만기도 짧아져 만기가 5년이하인 대출 비중은 커진 반면, 2년 이상 5년 미만 비중은 늘어났다.

담보대출 비중이 줄고 신용 및 보증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신용대출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처럼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채가 많으면 가계는 원리금 부담 때문에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위축과 경기침체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상환능력을 웃도는 가계부채는 지금 같은 금리상승기엔 자칫 가계파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위협하게 된다.

인터네셔날 헤럴드 트리뷴(IHT)는 이날 "한국경제가 앞으로 낮은 소비와 높은 부채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2일 국회에서 "가계부채가 앞으로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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