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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日정국/ '극우파' 아소 vs' 보수파' 오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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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日정국/ '극우파' 아소 vs' 보수파' 오자와

입력
2008.09.0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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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일본 정국에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간사장과 정권교체를 노리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의 대결 구도가 선명해질 전망이다.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다.

2001년 이후 3번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아소 간사장은 일본 남부 후쿠오카(福岡) 출신의 극우 보수 정치인이다. 증조부 아소 다키치(麻生太吉)는 일제강점기 징용한 조선인을 광부로 쓴 아소 탄광의 창업주이고 외조부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 장인이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총리다.

지역 재벌에 전형적인 세습정치가 집안 출신인 아소 간사장은 가업인 아소 그룹 계열의 아소 시멘트 사장을 맡는 등 기업인으로도 활동했다. 1971년 정계에 발을 디뎌 후쿠오카에서 9선이며 아베(安倍) 정권에서 외무장관도 지냈다.

아소 간사장은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다. "창씨개명을 조선인이 원했다" "일본은 한글 보급에 공헌했다"(2003년 도쿄대 강연) "일본이 식민 통치한 대만의 의무교육에 힘을 쏟은 결과 대만도 굉장히 교육수준이 높아졌다"(2006년 후쿠오카 강연)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2월에는 외무장관으로 미 하원에 제출된 결의안 중 '일본군의 강제적인 성 노예화'라는 기술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에 전혀 근거하지 않고 있다. 매우 유감이다"고 국회 답변해 논란이 됐다. 농담과 독설을 좋아하고 말실수가 잦아 아소 정권에서는 한일관계가 뒷걸음질칠 가능성이 크다.

자민당 최연소 간사장을 지내다 1993년 탈당해 연립정당으로 전후 두 번째 정권 교체를 연출한 오자와 대표 역시 일본 보수 정치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신진당을 창당했다 해산하고 다시 자유당을 창당했다 2003년 민주당과 통합해 지금에 이르렀다.

오자와 대표는 '일본 개조계획'(93년)이라는 책을 통해 일본도 군대를 보유하고 유엔 주도의 평화유지활동에도 참가해야 한다는 '보통국가론'을 주장해 개헌 논의를 촉발했다. 하지만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고 야스쿠니(靖國)신사의 경우도 A급 전범은 분사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문부과학성이 중학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교육 방침을 명기했을 때에도 "한국과 일본 양국이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대화를 하지 않고 교과서에 싣는다 혹은 싣지 않는다를 논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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