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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관계에 걱정 얹는 일 총리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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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관계에 걱정 얹는 일 총리 교체

입력
2008.09.0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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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급작스러운 사의 표명으로 일본 정치가 새로운 판짜기에 들어갔다. 그의 전격적 사의는 잠시 회복 기미를 보이던 내각 지지도가 급락한 것이 직접적 요인이다. 4월 이후 20% 대로 바닥을 기던 지지도는 7월 홋카이도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8월 초의 개각 직후 38%로 뛰어 올라 회복되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29%로 떨어져 내렸다. 특히 지지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지도력 부족'이 집중 거론됨으로써 후쿠다 총리가 정국을 이끌어갈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총리의 지도력에 의문이 제기되면 이내 새 총리를 세우는 관행으로 보아 특별한 정치변화를 점칠 필요는 없다. 다만 가장 유력한 새 총리 후보인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의 개인적 성향이 한일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데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다른 후보들도 후쿠다 총리만큼 한국이나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하다는 점에서 총리 교체의 여파가 우려된다. 안 그래도 독도문제로 껄끄러워진 한일관계의 개선 전망도 더욱 흐릿해졌다.

아소 간사장은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고 일찌감치 당내 득표전에 나섰다. 자민당 주요 정치인 가운데 대중적 인기가 가장 높고, 당내에서도 파벌의 벽을 뛰어넘어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인 강제동원으로 악명 높았던 아소 탄광의 후계자, 일본 보수정치의 뿌리로 꼽히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외손자, 스즈키 젠코 전 총리의 사위다. 일제의 식민지 정책을 정당화하거나 찬양하는 발언으로 말썽이 잦았던 것도 '출신 성분'과 무관하게 보기 어렵다.

이런 결점과 자민당 내 소수파라는 점에서 일반적 상황에서는 불가능했을 '아소 대망론'이 확인시키는 일본 정치지형의 변화가 더욱 큰 우려를 낳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거듭된 '도토리 키재기'의 결과 지도력을 향한 일본 국민의 희구는 한결 뚜렷해졌고, '아소 대망론'도 그런 변화의 한 단면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지도와 인기를 의식한 '대외 갈등'을 부르기 쉽다는 점에서 걱정을 내려놓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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