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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페일린 17세 딸 혼전 임신 스캔들로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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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페일린 17세 딸 혼전 임신 스캔들로 어수선

입력
2008.09.0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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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잇따른 가족 스캔들과 직무 관련 의혹은 공화당 전당대회장을 감도는 불안의 먹구름이었다. 정치 신인 페일린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발탁하게 된 덕목인 개혁성과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손상시킬 수 있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먼저 페일린 주지사의 17세 딸 브리스톨의 혼전 임신 소식이 1일 행사장을 강타했다. 페일린 주지사는 전날 "큰딸이 현재 임신 5개월이며 아이를 낳고 아기 아빠와 곧 결혼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일린 주지사가 4월 낳은 막내아들 트리그가 실제는 고교생인 브리스톨의 딸이라는 소문이 인터넷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데 따른 해명이었다.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페일린 주지사가 막내 아들이 선천성 질환인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음을 알고도 출산한 사실을 높이 평가해왔다. 결국 페일린은 자신에 대한 억측을 해명하기 위해 딸의 사생활을 공개한 것이지만 미성년자의 혼전 임신이 다시 논쟁거리가 되면서 파문은 증폭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족이 (공개로 인해) 느꼈을 고통과 당혹감에도 불구하고 생명에 대한 신념을 보인 것에 경의를 표한다"는 지지의 목소리와 "공화당원들은 부통령 후보의 미성년자 딸이 혼전 임신했다는 점에 가치의 혼란을 느낄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케인 진영은 이 사실을 부통령 지명 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매케인 후보가 페일린 카드가 갖는 정치적 효과에만 매달려 검증에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페일린 주지사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는 미시건주 선거유세 중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머니가 나를 낳았을 때가 18세였다"며 "가족 특히 아이들 문제는 정치가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밝혀 이를 정치 공세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페일린 주지사가 여동생의 전 남편인 경찰관을 해고시키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의혹도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루퍼 게이트'라 불리는 이 스캔들은 페일린 주지사가 여동생의 전 남편 마이크 우튼을 주 경찰관에서 해임시키기 위해 당시 주 경찰청장 월트 모네건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페일린 주지사는 물론 모네건 전 청장 역시 페일린 주지사가 직접 우튼을 해임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모네건 전 청장은 페일린뿐 아니라 그의 남편과 페일린 주지사의 측근들이 수 차례 우튼의 거취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인트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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