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적으로 세제를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공언처럼 이번 세제 개편안은 소득세, 부동산세, 상속세, 법인세 등 핵심 외에도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관심을 끌거나, 논란이 될 내용들을 짚어봤다.
하이브리드카 감세
우선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개별소비세(옛 특별소비세) 감면. 고유가 시대를 맞아서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2012년말까지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내년 7월 이후 출고되거나 수입되는 차량부터 적용된다. "일반 차량에 비해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등 배출 가스도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감면 한도는 최고 100만원(교육세 포함 시 130만원)이다. 만약 개별소비세가 100만원을 넘는 경우 나머지는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밖에도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지원하기 위해 LPG 사용을 허용한 데 이어, 취ㆍ등록세 50% 감면도 추진 중이다.
녹색 감세
하이브리드카 개별소비세 감면을 포함해서 이번 세제 개편안에는 이른바 '저탄소 녹색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른바 '녹색 감세'가 상당 부분 포함됐다. 환경보전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7%에서 10%로 높였고, 에너지절약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역시 일몰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함과 동시에 공제율도 10%에서 20%로 인상했다. 또 환경 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관세 감면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카지노 과세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에 카지노 사업자가 추가됐다. 외국인전용카지노, 강원랜드 등 모든 카지노에 대해서 매출에서 상금 지급액을 뺀 순매출액에 대해 20%의 개별소비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대신 현재 부과되고 있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금(최고 10%)은 폐지하기로 했다. 실제 세 부담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지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주나 미주리주, 영국, 마카오 등 대부분 국가에서 20% 안팎의 세금을 물리고 있다는 설명. 사행산업에 대한 사회정책적 측면, 신규 과세기반 확충 등을 염두에 뒀다.
논란도 예상된다. 적자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게 조세 원칙.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카지노를 어떻게 사행산업으로 분류할 수가 있느냐"며 "매년 적자가 쌓여가는데 매출액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접대비 명확화
고객들에게 보편적으로 나눠줄 수 있는 5,000원 이하 소액물품은 앞으로 접대비가 아닌 광고선전비로 분류된다. 전액 손금(損金)으로 인정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상호가 뚜렷이 새겨진 증정품, 펜이나 사무용품, 달력, 부채, 컵 등이 대상이다. 또 접대비에서 제외되는 '1인당 연간 3만원'의 기준에서 포장비나 배송비는 제외하기로 명시했다.
이와 함께 판매장려금이나 판매수당 등에 대해 사전 약정이 있거나, 정부 정책을 이행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접대비로 보지 않도록 명확히 할 방침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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