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전쟁영웅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젊은 여성 개혁주의자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각각 정ㆍ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공화당 전당대회가 1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공화당은 전당대회 기간 중 국가에 대한 헌신과 봉사를 의미하는 '국가제일주의'를 앞세운 집권 구상인 '매케인 혁명'을 제시하고 부통령 후보로 깜짝 선정된 페일린 주지사의 개혁적 모습을 최대한 부각시킬 계획이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그러나 3년 전 카트리나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엄청난 위력의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뉴올리언스 등 미 남부지역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을 때 진행돼 일정이 대폭 축소되는 등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매케인 의원과 페일린 주지사가 각각 정ㆍ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 대통령 후보의 경우는 미 역사상 최초의 흑백 대결을, 부통령 후보들은 역사상 두 번째인 남녀 대결을 하게 된다. 따라서 공화당은 전대를 통해 11월4일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및 부통령 후보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과의 대선 대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조지 W 부시 현 정부의 부정적 유산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공화당은 매케인 의원의 대권 도전을 '부시 3기'를 위한 것으로 규정,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민주당에 맞서 당을 '매케인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은 허리케인 구스타브에 의한 피해 우려 때문에 대폭 축소된 일정에도 불구하고 1일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북한 핵의 철저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 등을 강력히 요구해온 매케인 의원의 의지가 담긴 정강정책을 예정대로 채택한다.
그러나 허리케인 구스타브의 미 본토 상륙 및 그에 따른 대규모 재해 우려로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전대 참석이 취소되는 등 전대 개막 첫날 일정은 대부분 생략된 채 일부만 진행됐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31일 "대통령과 부통령이 허리케인 때문에 미네소타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는 (연설 위성중계 등) 대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다만 퍼스트 레이디인 로라 부시 여사는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대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한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허리케인 구스타브 대비 및 피해복구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즉각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지시했다. 매케인 의원과 부인 신디는 물론 부통령 후보 페일린 주지사도 이날 전대가 열리는 세인트폴을 방문하거나 선거유세에 나서지 않고 구스타브의 상륙에 대비하고 있는 미시시피주 잭슨을 방문, 상황을 점검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매케인 의원은'더 큰 대의명분을 위해 봉사하자'는 내용의 특별 성명에서 "나는 전세계 선의(善意)의 상징으로서 미국의 위대함을 믿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에 출마했다"면서 "우리들 모두는 우리 자신들의 이해관계보다 더 큰 대의명분을 위해 봉사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인트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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