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가을 문턱을 넘었다. 숨 가빴던 여름 시즌의 흥행쟁투를 뒤로 하고 충무로가 다시 가을 수확에 나선다. 배우나 감독, 물량 등 여러 면면서 올 가을 충무로 간판이랄 수 있는 작품은 <신기전> 과 <고고70> , <모던보이> 3편. 모던보이> 고고70> 신기전>
모두 지금, 이곳의 삶을 직설적으로 풀어내기보다 과거 이 땅의 한 시점에 포커스를 맞춘다. 문득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우리 삶을 되돌아 보는 이들 영화의 흥행포인트를 미리 살펴봤다.
■ '신기전' - 액션+멜로+코믹 배합한 팩션
4일 개봉하는 <신기전> (감독 김유진)은 액션과 멜로, 코믹코드를 배합해 사극의 외피를 두른 작품. 조선초기 개발됐던 첨단무기 다연발로켓 신기전을 극의 주춧돌로 삼았다. 고서가 놓친 역사의 결정적인 한 순간에만 눈을 고정했다면 박제나 다름 없을 영화다. 신기전>
하지만 영화는 조선과 제국 명과의 대립, 약소국의 비극, 사랑의 줄다리기 등 여러 주제를 방사선으로 뻗어내며 다양한 층위의 극적 재미를 제공하려 한다.
<신기전>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노기획의 박혜정 팀장은 "시사회로 미리 본 관객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에 흥미를 느끼면서 게임 같은 스토리 전개에 재미있어 한다"며 "통쾌하면서도 때론 눈물도 짓게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마케팅비를 제외한 순 제작비 88억원의 대작. 신기전>
■ '고고70' - 통행금지 시절 녹이던 뜨거운 청춘
통행금지, 미니스커트 금지, 장발 금지 등 모든 게 금지됐던 1970년대 청춘들의 피를 뜨겁게 데웠던 한 밴드의 활약상을 주축으로 한 <고고70> (감독 최호)은 정작 30여년 전 청춘보다 21세기 젊은이의 감성에 호소하려 한다. 고고70>
70년대라는 억압적인 시대 배경은 언제나 기성세대에 반발해온 청춘문화의 끓어오르는 열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영화적 장치. 젊음을 대변하는 빠른 디스코 리듬과 배우들의 열창이 청년문화의 열정을 발산한다.
<고고70> 제작사 보경사의 심보경 대표는 "복고풍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없다"며 "음악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젊은층에 우선 어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달 2일 개봉. 47억원의 순제작비가 들었다. 고고70>
■ '모던보이' - 일제시대 '놀새족' 청년의 행복론
1930년대 일제암흑기를 배경으로 한 <모던보이> (감독 정지우)도 과거의 몸을 빌려 이 시대 삶에 대해 성찰한다. 조선총독부에 근무하던 '놀새족' 조선청년과 베일 속 여인의 사랑을 구심점으로 친일파도 독립운동가도 아닌 보통사람의 삶을 투영한다. 일제시대의 인물이지만 개인의 행복에 더 집착한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삶과 맞닿는다. 모던보이>
제작사 KnJ엔터테인먼트의 곽신애 프로듀서는 "과거형 인물이 아닌 현재형 인물을 다룬 영화"라면서도 "일제시대에 관심 있는 관객들도 주목할 만한 시대적 정서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순 제작비 75억원으로 내달 2일 관객과 만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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