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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전용관들 확 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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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전용관들 확 달라졌네

입력
2008.09.02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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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 친구와 영화관을 찾은 홍정옥(29ㆍ여)씨는 너무 일찍 온 탓에 "뭘 하며 기다리나"하는 막막함에 걱정이 앞섰다.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한켠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이 시야에 들어왔다. 2시간이 언제 지나갔냐는 듯 책 읽기에 푹 빠져 있던 홍씨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홍씨는 "오히려 영화보다도 책도 읽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돼 더욱 극장을 찾게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2. 최근 약속시간에 늦은 친구때문에 극장에서 1시간을 넘게 기다린 유승철(28)씨. 처음 찾은 예술영화전용관이 낯설게 느껴질 법도 한데, 극장 내에서 열린 '현대 미술 전시회'를 보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 있었다. 유씨는 "전시회를 볼 수 있는 예술영화관이 인산인해로 미어 터지는 멀티플렉스 극장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예술영화전용관의 '작지만 화려한 변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 마니아가 아닌 이상 선뜻 쉽게 찾기 힘든 예술영화전용관이 최근 복합영화상영관으로 향하는 관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색다른 시도를 펼치고 있다.

영화를 보는 공간을 넘어 독서와 음악감상을 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가 하면, 전시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하는 등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영화배급사 백두대간이 운영하는 예술영화전용관 '아트플러스 모모'(이대)와 '씨네큐브'(광화문). 8월 개관한 아트플러스 모모는 '앤의 다락방'이라는 작은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출판사 문학동네, 교보문고 등에서 들여온 350권의 도서를 비롯해 음악감상이 가능한 청음기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조만간 영화 상영 후 상영관 복도를 전시회 장소로 활용하는 '엑시트(EXIT) 갤러리' 조성도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소설가 정이현, 가수 이상은 등을 초청, 관객과 함께 하는 낭독회와 미니콘서트 등을 통해 마니아 층도 두터워 지고 있다.

광화문 예술영화전용관의 터줏대감인 씨네큐브 역시 250권 규모의 '영화, 책을 만나다'라는 작은 서가를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건물 전체에서 전시회를 하는가 하면, 만화책, 잡지책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지난 7월 강남구 대치동에 개장한 '크링(kring) 시네마'에서는 영화상영과 함께 4층 건물 전체에서 개관기념 시각디자인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전용관에서도 극장 내 만화책과 잡지 등을 볼 수 있는 작은 책장을 설치했다. 이 달부터는 비디오아트 전시회도 열릴 예정이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백두대간 진명현(29) 마케팅 담당자는 "다양한 문화취향을 즐기는 젊은 층에게 있어 극장은 더 이상 영화만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다"며 "이제 극장도 여러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점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의 이런 변화 시도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김응서 인턴기자(서울대 외교학과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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