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스포츠맨에 백발발중의 특등사수이기도 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55) 총리가 호랑이에게 물릴 뻔한 TV 카메라기자를 구해 화제가 만발하고있다.
푸틴 총리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지부가 관할하는 우스리스크의 삼림보호구를 시찰하던 중 우리에 탈출해 카메라기자를 향해 달려오는 시베리아산 호랑이를 마취총으로 정확히 맞춰 위험천만한 순간을 모면케 했다.
러시아 언론들이 1일 일제히 보도한 바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전날 야생동물 전문가들과 함께 삼림보호구에서 연구자들이 야생의 호랑이들을 어떻게 관측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도착한 뒤 포획된 아무르 호랑이를 보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에 갇혀 있던 아무르 호랑이가 뛰쳐나와 로시야 TV 소속 카메라기자 쪽으로 달려갔다.
이에 마취총을 들고 있던 푸틴 총리는 재빨리 호랑이를 겨냥해 발포했고 명중한 호랑이는 그대로 쓰러졌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로시아 TV의 캐스터는 저녁 뉴스 시간 모두에 “푸틴 총리가 거대한 포식자인 호랑이가 다가오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우리 방송사 기자의 생명을 구했다”고 소개했다.
KGB 요원 출신인 푸틴 총리는 지난 8년 동안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남성다운 이미지를 발산해 왔는데 이날도 위장복과 사막용 부츠를 착용하고 시베리아의 타이가를 활보했다.
작년 푸틴 총리는 예니세이강에서 낚시를 하면서 전투복 바지를 입은 채 근육질의 웃통을 사진기자들에 공개해 각국 잡지에 자신의 사진이 실리게 했다.
아무르 호랑이는 코에서 꼬리까지 길이가 3m에 이르고 무게는 최대 450kg까지 나가는 전세계에서 서식하는 호랑이 가운데 가장 크다.
푸틴 총리는 직접 마취총을 쏘아 잠재운 호랑이의 목덜미에 위성추적용 송신기를 달아 주었다.
아무르 호랑이는 최근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 지난 100년간 제일 많은 개체수를 기록할 정도로 늘어났다.
푸틴 총리는 아무르 호랑이를 절멸 직전에 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방 연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러시아의 어려움 시기에 누구도 눈을 돌리지 않은 아무르 호랑이 문제에 애를 써준 미국과 유럽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서 점차 활발해지는 환경보호 운동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온 푸틴 총리는 대통령 시절 바이칼 호수를 피해가도록 송유관 부설 계획을 수정하고 동식물의 서식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소치 근교의 올림픽 선수촌 건설안을 폐기시키기도 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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