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보다는 음반이다(?). 대중음악 시장의 주도권이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간 가운데, 오히려 음반 판매로 높은 수입을 올리는 가수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음반 시장이 극도의 불황이지만, 10만장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음원 판매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가수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음원 판매량이 바로 가수의 수익 순위를 결정짓던 최근까지의 모습이 탈바꿈하고 있다.
■ 음반수익으로 돈방석
지난 7월 서태지가 4년여만에 내놓은 새 싱글앨범은 현재 15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올해 최다 판매 음반으로 기록됐다. 또한 빅뱅의 새 미니앨범 < 스탠드 업 > 역시 1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신화의 9집과 김동률의 5집 앨범 역시 10만장 이상을 팔았다.
물론 이들의 음반 판매량은 밀리언 셀러가 쏟아져 나오던 과거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10만장 이상이면 충분히 유의미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수치라는 게 가요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음원이 아니라 굳이 음반을 사는 사람이 10만명 이상 있는 앨범은 그만큼 열성적인 팬덤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수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음원 수익에 몇 억대의 음반 수입도 함께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열성적인 팬층은 곧 공연 수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태지가 주최한 'ETPFEST'에는 3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들었고, 9월 27일 열리는 서태지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8,000장의 표가 순식간에 동났다.
■ 음반과 음원으로 쌍끌이
'거짓말', '마지막 인사' 등에 이어 '하루하루'를 히트시키고 있는 빅뱅은 음원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지만 '알짜배기 수입'은 역시 음반 판매와 공연에서 건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음원만큼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반과 공연, 각종 관련 상품 등 오프라인 상품들의 판매량이 올라가면서 수익이 점점 더 크게 늘어난다"며 "음원에 비해 훨씬 더 높은 부가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음원 시장은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온라인 음원 시장에 정액제가 정착돼 시장이 한정 돼 있고, 컬러링과 벨소리 등 이동통신 음원 시장도 더 이상 확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의 인기만으로 특급 가수에 달하는 수입을 거두기는 힘들게 된 것이다.
■ 음원과 출연료로 막대한 수입
몇몇 가수들은 음원 발표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이른바 '트렌드 세터'가 돼 막대한 수입을 얻기도 한다. '유 고 걸'을 발표한 이효리와 '신데렐라'를 내놓은 서인영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음반이나 공연 보다는 음원 판매가 중심이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세련된 스타일과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인기를 통해 CF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와 스타일을 어필하고, 오락 프로그램에서 폭 넓은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하면서 높은 인지도가 필요한 CF와 각종 행사로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 해 '텔미'와 올해 '소 핫'으로 광범위한 인기를 얻고 있는 원더걸스도 마찬가지. 이들은 곡의 인기와 함께 CF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CF출연료로만 상당한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음원이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결국 높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음원 판매 이상의 마케팅이 있어야 하는 셈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면 음원 수입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음원 수입을 바탕으로 자신이 어필할 시장을 분명하게 정해 '음원 +알파'의 수익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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