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구스타브의 공포가 3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실정을 떠올리게 하고 있으나 이번 재앙이 반드시 대선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케인 의원과 부시 정부가 국가적 재앙 위기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케인 의원은 이같은 기대 섞인 전망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화당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하루전인 31일 정쟁 중단 선언과 함께 "이제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며 위기대처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케인 의원은 예정에 없이 태풍피해 예상지역인 미시시피주 잭슨을 방문, 허리케인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공화당 당원들을 향해 "자연 대재앙의 위협에 처한 사람들에게 우리의 손과 가슴과 지갑을 건네자"고 지원을 호소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일 전당대회 첫날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에서 관계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텍사스주 오스틴에 마련된 긴급대응센터를 방문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3년 전 늑장대응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구스타브가 몰고 온'허리케인 정치학'으로 매케인이 득을 보고 있다는 분석은 일분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전당대회에 부시 대통령의 불참이 확정되면서 매케인을 부시와 동일시하려는 민주당의 공격이 다소 무색해졌다.
관심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 쏠리면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일천한 경륜 등 부정적 측면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고 있는 것도 공화당에게는 득이 된다. 프린스턴대의 줄리언 젤리저(역사학) 교수는 "이번 사태는 공화당에 예기치 않은 정치적 이득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어떤 당도 그들의 행보가 이득이 될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상황 반전이 달가울 리 없는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1일 방대한 풀뿌리 조직을 동원, 피해지역에 구호자금과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매케인 의원 견제에 나섰다. 오바마 의원은 오하이오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도움을 줄 수 있는 200만 후원자의 이메일 리스트를 가동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지역에 내려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의원은 그러나 재난대응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남부지역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밝혀 매케인 의원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