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선방한 것 아니냐”며 자화자찬이다. 청와대의 경제 현실에 대한 해석은 아전인수 격이고, 환란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들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민심, 그리고 현실을 읽지 못하는 ‘청심(靑心)’이다. 이래서야 남은 4년6개월도 지난 6개월과 다르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모두 내리막이었다. *관련기사 3면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29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 특강에서 “원래 (정권 출범 후) 6개월 가량은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다”며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했을 때와 비교해 성장률과 일자리 등에서 월등히 낫다는 주장을 폈다.
참여정부 초기 6개월 성장률이 3%에 머물렀지만 올 상반기 성장률은 5.3%에 달했고, 일자리 역시 참여정부 초기 6개월엔 오히려 줄었지만 새 정부 들어선 그래도 15만개 이상 새롭게 만들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는 “살인적 고유가 등 어려운 가운데도 상당히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자리 창출 역시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고 자평했다.
청와대의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현실 경제 지표는 더욱 싸늘해졌다.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행진이 지속되면서 7월 자본수지는 10년 7개월만에 최대 적자(57억7,46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 영향으로 경상수지도 한 달만에 다시 적자(24억5,07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경상수지 적자를 100억달러 이내에서 억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간 경상수지 적자는 환란 이후 처음인 11년만인데다 그 규모 역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경기 부진의 늪도 더욱 깊어졌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6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실물 경기의 둔화세도 여전했다.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2% 줄어들었다. 설비투자와 소비가 다소 증가하는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조금이나마 완만해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비록 새 정부 출범 6개월 간 경제난이 참여정부 당시와 비교할 때 외부 요인에 기인한 점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던 외부 충격에 대한 잘못된 정책 대응, 이로 인한 경제 실패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 없으면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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