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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저자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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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저자 강인규

입력
2008.09.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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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파헤쳐 미국을 캐내고 싶었죠"

"모국어를 배우는 아이가 단어 하나를 익히는 일을 통해 전체를 배워가는 것처럼, 사소한 일상의 문화를 통해 미국의 전체상을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스타벅스, 슈퍼볼, 재즈 등 25가지 소재를 통해 미국 읽기를 시도한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인물과 사상)의 저자 강인규(42ㆍ사진)씨. 1999년 미국에 건너왔으며 현재 위스컨신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전공이 사람들의 몸짓이나 표정 등 모든 인간행동을 텍스트로 해석하는 기호학이기 때문인지, 일반인들이 잘 포착하지 못하는 지점에 관심이 갔다"라는 강씨는 "역사나 정치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문화 속에서 미국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책에서 그는 가운데보다는 가장 안쪽 변기부터 줄을 서는 미국 남성들의 화장실 동선을 추적해 사적공간 확보에 대한 미국인들의 집착을 읽어내기도 하고, 슈퍼볼에 대한 미국인들의 열광에서 개척시대의 폭력적인 남성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오랜 향수를 읽어내기도 한다.

미국에 대한 책들이 미국에 대한 찬사이거나 거친 비난으로 일관하기 마련인 반면 강씨의 시선은 미국에 대한 호오(好惡)가 절반씩 담겨있다. 예컨대 제약업계와 보험업계의 결탁으로 천정부지로 뛰는 약값 때문에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것이 미국의 어두운 면이라면, 마을에 사는 한 명의 청각장애인을 위해 교통표지판을 만들 정도로 장애인에 대한 철저한 배려는 본받을 만한 일이다.

6년간 쓴 칼럼을 모아 이 책을 펴낸 그는 현재 미국의 대도시별 특성을 분석해 미국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구상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비슷한 대도시인 시카고와 뉴욕이 다르고, 서부와 동부가 다르듯 하나의 주어로 말하기 어려운 '다양성'이 미국의 특징"이라는 그는 "이번 책이 추상적인 국가로서의 미국이 아니라 그 나라를 채우는 개개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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