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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헛되지 않은 일본 NGO 요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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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헛되지 않은 일본 NGO 요원의 죽음

입력
2008.09.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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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잘랄라바드. 20년 넘게 아프간에서 의료활동과 농업지원에 헌신해온 일본 비정부기구(NGO) ‘페샤와르 모임’의 현지 사무소에서 한 일본 청년의 장례식이 열렸다. 아프간에서 5년째 관개수로 공사와 농작물 재배를 도와오다 무장조직에 납치돼 숨진 채 발견된 31세 이토 가즈야(伊藤和也)씨를 애도하는 자리였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장례식장에는 수천 명의 주민이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몰렸다고 한다. “훌륭한 청년이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부끄럽다”는 추도와 감사의 말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페샤와르 모임 현지 대표 나카무라 데쓰(中村哲)씨는 이들에게 “아프간인 모두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일로 일시 사업이 중단될지 모르지만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해내겠다. 그것이 이토의 뜻이며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사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비보를 전해 들은 이토의 부모 역시 “아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작업을 계속해 달라”며 “밭에서 농작물을 거두고 (아프간의)아이들이 배고프지 않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오히려 “아들을 키워준 것은 현지 분들”이라며 감사의 뜻까지 전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정부 역시 페샤와르 모임의 활동에 아낌 없는 지지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순수 인도주의 활동에 전념하는 일본의 NGO는 이밖에도 여럿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정부의 지원을 일체 받지 않고 회비와 기부로만 운영하면서 소련 침공과 내전 등 험한 시절을 아프간 사람들과 함께 이겨낸 페샤와르 모임의 존재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국가브랜드는 경제력에서만, 정부의 외교 전략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김범수 도쿄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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