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좀처럼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제수지와 경기지표는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청와대의 변명을 무색케 하고 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7월 국제수지는 한국에서 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한달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경상수지는 고유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7월 중순부터 국제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7월에 도입된 석유류 등 상품의 가격은 대체로 한달 전인 6월에 결정됐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유가하락 효과는 9월 이후에야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여 8월 경상수지도 적자가 예상된다”며 “연간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1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7월 자본수지 적자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말(-63억7,000만달러)에 가까운 수준이다. 국제 금융환경이 불안해지자 외국인이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 주식을 대거 팔고 나간 영향이 컸다. 증권투자수지는 7월 -88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의 유출초과를 기록했다.
경상ㆍ자본수지의 동반 악화는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그만큼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부족해져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물가는 이미 고공행진중이다.
특히 자본수지 악화는 증시 침체를 초래해 경기를 악화시킨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위원은 “환율상승 요인이 경상수지에 이어 자본수지 부문에서도 이중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환율상승 압력을 높여 국내 물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경기수준(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과 향후 경기수준(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을 나타내는 경기지표는 벌써 반년째 동반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동행지수는 지난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해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선행지수는 전달보다 1.1%포인트 떨어져 8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통계청 이태성 경제통계국장은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선행지수가 8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하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기ㆍ가스업을 포함해 생산 부문을 대표하는 광공업생산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9.1%)은 6월(6.8%)보다 높아졌지만 올해부터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돼 조업일수가 늘어난 점을 빼면 오히려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자제품 출하는 전년 동월에 비해 8.5% 증가했지만 생산자제품 재고는 14.4% 늘어나 6개월째 재고 증가율이 출하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도 건축 및 토목부문의 수주실적 저조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3%나 감소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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