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29일 의원연찬회에서 당 운영 방식과 이념 좌표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정 최고위원은 고위 당직자로선 이례적으로 자유 토론 발언자로 나서서 “우리가 진보 진영보다 더 진보적 가치를 수용하고 중도 보수뿐 아니라 중도 진보도 점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이고 책임지지 않는 보수는 기만이라 한다”며 “한나라당이 극우 정당은 아니지 않느냐”고 이념적 유연성을 주문했다. “당 지도부가 ‘좌 편향 법안 정비’를 추진하면서도 다수인 중도층을 의식, 약자 배려 같은 진보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 측근은 설명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의원이 소속 정당 방침에 따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러 전제가 있다”며 “헌법과 국회법엔 ‘의원은 국익과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의 늑장 개원이나 예산안 처리 기한 위반 등을 고치려면 당정 관계, 여야 관계,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수의 당 지도부가 당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일방통행식 당 문화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또 “당내 소통의 고속도로가 잘 굴러가야 하고, 이런저런 칸막이가 없어야 한다”며 당내 소통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정당을 추구하는 당은 다 잡탕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 잡탕이 아닌 당은 민주노동당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잡탕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경험을 공유하고 화학적 결합을 해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천안=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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