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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비즈니스의 탄생' 르네상스 시대 '슈퍼부자'들의 기막힌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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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비즈니스의 탄생' 르네상스 시대 '슈퍼부자'들의 기막힌 재테크

입력
2008.09.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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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지음/더난출판 발행ㆍ400쪽ㆍ2만8,000원

우리가 추구하는 자본주의 세계의 기틀은 15~16세기 르네상스시대에 완성됐다. 봉건시대의 왕과 기사들을 몰아내고 새 시대의 주인이 된 이들은 누굴까? 그들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노하우로 돈을 긁어모았던 부자들이었다.

책은 유럽 르네상스 시대를 주름잡았던 '슈퍼부자'들이 어떻게 부를 창출했으며 어떻게 쇠락해갔는지 흥망성쇠의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슈퍼부자들의 아이디어는 21세기적이다. 증권발행, 채권, 회계방식 등 모두 그들의 발명품이다.

이탈리아의 금융재벌인 메디치가는 일찍이 사람들의 필요를 파악하는데 동물적 감각을 선보였다. 메디치가의 시조 비에리 메디치가 눈여겨본 곳은 교황청. 교황청은 전세계의 헌금을 모아 이를 각 지역의 성당운영비와 성직자 봉급으로 환전해주었는데, 그는 이내 환전수수료로 인한 교황청의 손실문제를 파악했다. 메디치는 각국에 은행을 세워 장부상으로 헌금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내 약 4조원 가량의 교황청 헌금을 굴리는 대금융가로 성장한다. 당대 가장 큰 돈을 취급하는 조직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 이른바 '블루오션'을 개척한 셈이다.

16세기 볼로냐의 금속공이었던 마르칸타니오 라이몬디는 금지된 쾌락을 즐기는 인간 본성을 축재(蓄財)로 연결시켰다. 라이몬디는 부패한 귀족 사이에 암암리에 유행하던 26개의 체위를 그린 이른바 고급 누드화보를 제작해 귀족들과의 접촉이 잦은 고급 창녀들에게 무료로 이를 나누어주었다. 창녀들은 이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메뉴판'처럼 사용했고 책은 날개돋힌듯 팔려나갔다.

중세의 종교적 분위기에 질식해있던 귀족의 은밀한 욕망을 꿰뚫어본 것. 그의 비즈니스는 이른바 흥미위주의 기사를 생산하는 '센세이셔널 저널리즘'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고 책은 말한다. 이 밖에도 사람이 지나가는 지점과 모이는 지점을 파악, 주요 거점에 창고를 지음으로써 부를 축적한 자크 괴르, 채권 방식을 개발해 떼돈을 번 야콥 푸거 등 책은 1세대 비즈니스 리더들의 노하우를 한 눈에 전달한다.

지은이는 "부자가 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 르네상스 슈퍼부자들의 비법"이라며 "이 책이 정당하고 아름다운 부를 추구하는 진정한 슈퍼부자들이 많아지는 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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