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갑작스런 대규모 유상 증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밥캣 등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현지 회사인 DII(두산인프라코어인터네셔널)과 DHEL(두산홀딩스유럽)가 1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유상증자 자금은 두산인프라코어가 5억1,900만달러, 두산엔진이 4억8,100만달러를 마련,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납입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29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중공업 등 그룹 관련 주가는 모두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두산그룹이 인수한 주요 해외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어 자금난이 심해졌고, 결국 두산그룹도 인수합병(M&A) 후유증인 '승자의 저주'에 걸려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해외 인수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 그룹의 자금 악화설로 와전됐다는 것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해외설립 회사의 부채비율을 떨어뜨려 향후 투자를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유상증자 자금도 외부차입이 아닌 계열사 자체로 충분히 조달이 가능한데 시장이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해외법인을 담보로 돈을 빌린 것을 갚아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좋아졌다"며 "출자금도 현지 해외법인의 부실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지의 자체 투자와 M&A를 추진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지원하는 성격의 자금"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이 확보될 경우 2012년에는 기업공개를 할 수 있게 돼 향후 그룹의 유동성은 더욱 풍부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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