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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불가능한 여행기' 지구가 미지의 세계였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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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불가능한 여행기' 지구가 미지의 세계였던 시대…

입력
2008.09.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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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라이언스 지음ㆍ정주연 옮김/이레 발행ㆍ311쪽ㆍ1만2,000원

인류의 역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끊임없이 대체해 온 기록들의 집적이다. 400년전, 서양인에게 지구는 상상력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가상의 여행기로 그 판타지를 채워 갔다. 오늘의 눈으로 보자면 억측에 가깝지만 그것은 놀랍도록 구체적이다. 책에 의하면 "상상력과 믿음에서 나온 이야기를 자아내는 능력에 바치는 찬사"였다.

책에는 지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하던 시대, 미지의 곳으로 찾아간 24명의 위대한 여행가들이 나온다. 목숨을 위협하는 것들이 도처에 도사렸고 미지의 세계가 곧 공포이기도 했던 당시, 그들은 진정한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개척 정신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야 했다.

400년 전 영국에서 예루살렘까지 걸어서 여행했던 토머스 코예트, 소문과 추측만으로 지도 위의 빈 공간을 채워넣었던 지도제작자들, 지중해에서 동양으로 향하는 상인들에게 길 안내와 갖가지 조언들을 전해 주었던 페골로티의 이야기 등 14~19세기 환상적이면서도 때론 황당한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랑스 왕과 직접 만났던 인디언 추장 도나코나, 열기구를 타고 동료 두 명과 함께 북극으로 떠났던 앙드레, 교황의 특사로 파견돼 최초로 동양을 여행한 마리뇰리, 전설의 황금도시를 찾아 떠난 월터 롤리 경 등의 이야기 등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판타지의 주인공들과 다름없다.

설상가상으로 초창기의 지도마저 엉터리 시합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때 유명하다는 지도 제작자들은 남반구를 거의 대륙으로 채우거나, 한대를 넘어 온대까지 채우는 미지의 대륙으로 채우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가라앉은 섬과 떠도는 섬"(240쪽) 등으로 상상력을 마음껏 즐긴 그들의 권위에 도전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넉살 좋게 미지의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줄 '선물 목록'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만들었다. 벌목 및 쐐기박기용 도끼 20자루, 영국산 진 129갤런 등이다. 그러나 북극에 우산이 왜 필요한지, 2만4,000파운드의 쇠고리로는 도대체 무엇을 하려 했는지 도대체 알 수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상상하는 힘과 꿈꿀 능력을 잃어가는 21세기 사람들에게 선인들이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저자는 영국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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